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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증 발급통지서

딸아이 주민등록증 발급통지서를 받았다.

by 또복희연

딸아이 주민등록증 발급통지서를 받았다.

뭔가 이상하다. 딸아이 주민등록 통지서가 나를 울린다.

벌써 우리 딸이 자랐구나! 새삼 대견하고 감격스럽다.

성인을 인증하는 것이라서 더 그런 것 같다. 내 품에서 온전히 의지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낯설고 가슴 한편이 벌써 허전하다.


세월이 흘렀으니 나도 그만큼 나이를 먹은 것일 텐데 딸아이만 나이를 먹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처음 임신부터 날 때까지 그리고 키우면서 딸아이 때문에 화를 내 본 적은 몇 번 안 되는 것 같다.

말썽도 안 부렸고 자기주장을 확실하게 이야기하며 주변 환경의 배려도 하는 아이였다.


또한 합리적이고 확실한 방법을 좋아하는 아이이다. 그래서 더 손이 많이 안 갔을 수도 있다.

자라면서 늦둥이 남동생을 잘 돌봐주기도 했으며 작은엄마 노릇까지 잘해주었다.

늘 우리 부부는 딸아이를 보며 우리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모든 것에 마찰도 없고 옳고 그름을 잘 아는 아이였고, 자기주장이 뚜렷한 아이여서 그리고

특별히 해달라고 하는 것도 없었다. 그래서 가끔 일부러 뭐 필요한 거 없는지 물어보곤 했다.

그런 딸아이가 벌써 성인이 된다고 하니 뿌듯하면서도 아쉽고 허전함이 든다.


앞으로의 미래도 딸아이가 잘 개척해 나가리라 믿는다.

워낙에 낙천적이면서 똑 부러지는 아이라 자기 관리 잘할 것이라 믿는다.

사회가 워낙 힘들어서 혹시나 어렵고 힘들어서 지쳐서 쓰러지지 않을지 걱정이 든다.

이것 또한 옆에서 지켜봐야 할 부모 몫일 것이다.

나는 잘 붙들고 일으켜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버팀목이 되어야 할 것이다.

부모라고 다 잘해줄 수 없다.

하지만 먼저 살아본 사람으로서 선배로서 조언도 하고 자그마한 지혜도 나눠줄 수 있기를 바란다.

딸아! 항상 다 잘할 수는 없다. 하지만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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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자란 내 복덩이 언제나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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