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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잘못은 곧 부모의 잘못

막둥이 학교에서 사고 치다

by 또복희연

얼마 전 막둥이 아들이 학교에서 사고를 쳤습니다.

등굣길에 자주 마주치는 막둥이 반 남자아이와 엄마가 있습니다.

그날도 마주치기에 웃으며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날은 마주친 것이 아니라 기다린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엄마가 저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막둥이가 그 아이를 때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머릿속이 까마득 해졌습니다.

아이는 안 다쳤는지 괜찮냐며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옆에 있던 막둥이에게 사과하라고 시켰습니다. 미안해 친구야!라고 하면서 잘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곤 등교하였습니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가르치고 무엇을 놓친 것인지..

아이의 잘못은 곧 나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의 행동, 말,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다시 되짚어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악의가 아닌 당황하여 몸이 먼저 움직인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안 되는 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스스럼없이 했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막둥이가 하교할 때까지 기다리며 막둥이 이야기도 듣고 고민하며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교를 한 막둥이에게 왜 때리게 되었는지를 물었습니다.

수업종이 치고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딴짓을 하며 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앞에 앉은 아이가 '너 뭐 해?'라고 했는데 순간 놀라서 그 아이 입을 막는다는 게 얼굴을 때리는 모습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모습이었는지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집에서도 잘 못된 행동을 하면 아이가 제 입을 막으면서 '엄마 죄송해요' 하면서 말을 막았던 모습과 겹치게 되었습니다. 저는 막둥이를 보면서 단호하게 절대로 나가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남의 말을 막아서도 안되면 몸에 손을 대서도 안된다고 말입니다.

막둥이는 눈물을 흘리면서 잘 못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절대로 안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꼭 안아주면서 '너도 놀랐지?'라고 했더니 엄청 울면서 '네~'라고 합니다.

'우리 내일 그 친구와 엄마 보면서 다시 잘 사과하자 그리고 미안하니깐 편지도 써서 보내면 괜찮을 것 같아'라고 했더니 바로 쓴다고 연필을 가져왔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때도 있으니 늘 조심하고 바르게 키우려고 매 순간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막둥이가 사고를 얼마나 칠지 그리고 바르게 잘 자랄지 늘 고민하게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사건 사고 없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건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디 아이들이 그렇게 자라게 되나요? 저도 자라면서 뜻하지 않게 사건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고 주변을 보라고 배웠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잘하든 못하든 든든하게 받쳐주며 바른길로 가라고 길을 인도하는 것, 이것이 부모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잘 못된 것은 바로잡고 슬기로운 사회인으로 자립하며 살아가길 바랄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 막둥이가 자랐듯 저도 그만큼 부모로서 자란 것 같습니다.

늘 존중하며 존중받고 배려하며 배려받는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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