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아침 식탁 1

기억은 저 너머에 있어

by 정상순

-언니네서 지내던 엄마가 한 달간 우리 집에 머물기로 했어. 아침상을 차릴 때마다 글과 사진으로 짧은 기록을 남길까 해. 그저 기억의 자리를 만들고 싶어서-


새벽 네 시 오십 분에 시작한 아침 일정, 고사리 끊어 삶아 말리고, 공동텃밭과 마당텃밭 물주는 일을 마치니 아홉 시 사십 분. 엄마가 먹을 계란을 삶으며 잠시 창밖을 본다. 내가 밭에 나가있는 동안 엄마는 자신의 잠자리를 깔끔히 정리하고 내 방 침대에 누워 다시 자고 있다.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자기가 잔 방을 잊은 게다. 가끔, 아니, 자주 생각한다. 엄마에게 치매라는 병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엄마는 남편을 잃고 동생을 잃은 근 일 년 간의 삶을 버텨내기 어려웠을 거라고. 자고 있는 엄마의 머릿속은 그리운 이들과의 조우가 가능한 유일무이한 시공간일 거라고. 그 잠을 깨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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