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아침 식탁 2

새로운 하루

by 정상순

비가 온다. 아스파라거스 모종을 옮겨 심어야겠다. 엄마가 일어나면 일거리를 맡기고 잠시 다녀올 참이다. 하루 종일 비가 온다니 급할 건 없다. 빗줄기가 너무 세지지만 않는다면.


오늘 아침은 고구마 수프다. 양파와 마늘을 볶다가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한다. 어제 먹다 남은 고구마를 으깨 넣고 두유를 부어 끓인다. 눌어붙지 않게 저은 다음 블랜더로 양파가 씹히지 않을 만큼 갈아준다. 끓고 있는 수프는 작은 분화구다. 수프 용암이 가슴에, 눈썹에 튈 수 있다. 꽤 뜨겁다.


어젯밤. 엄마는 왜 자기가 우리 집에 있는지 물었다. 서울집은 어떻게 됐냐고 물었다. 언니 오빠는 다 어디로 갔냐고 물었다. 아빠는 어디로 갔냐고도 물었다. 엄마 남매들의 이름을 연신 외웠다. 아빠 이름을 기억해 냈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묻는 말에 다 대답을 했다. 하지만 한 달 전에 돌아가신 이모가 어디 사냐고 물을 때, 이모는 이제 우리와 같은 세상에 살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엄마는 어제 어떻게 잠을 이뤘을까.

꿈속에선 조금 선명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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