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드라마의 교과서 사랑과 전쟁의 광팬인
나는 눈이 까다로운 건 사실이다.
연애를 안 해봤다고 해서 모른다고 하는데
맞다, 모른다.
그런데,
모른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
모른다고 해서 불안하지 않다.
주변에 연애를 다 한다고 해서 조급하지도 않다.
진정한 사람을 만나고 싶으니까,
조금의 호감으로 만나고 싶지도 않고
분명하지 않은 감정은
좋지 못한 상황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지,
연애해본 사람도 있는 거고,
안 해본 사람도 있는 거고,
인생에서는 실패가 없고
연애를 안 해봤다고 해서 실패한 삶이 아니니까,
누군가를 진심으로 오랫동안 좋아하면서
배운 게 많았다.
좋아함과 좋은 사람은 다른 것이고
또,
좋은 사람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없고
결국엔 좋은 사람이란 건
나와 잘 맞는 사람이었고
나와 잘 맞는 사람은 좋아함과 달랐다.
그동안 짝사랑을 하면서
나를 갈아가면서까지
좋아하면서도
맞지도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
증명될 때마다
무시하고 지나쳤다.
모태솔로는 소히 천연기념물이라고 하는데
스스로 천연기념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멋대로 정한 놀리는 말이니까,
그 말을 깨고 싶은 마음은 넘친다.
모태솔로가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닌데
그렇다고 아무나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다른 누군가가 끝까지 당신만큼 자기 자신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제약이라면 제약이라고 하고
가치관이라면 가치관이라고 하고
신념이라고 하면 신념일 수도 있는
상대방을 1년을 지켜봐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은
아무리 호감이 확실해도
첫눈에 설렘을 풍족하게 느껴도
상대방에게 마음이 열리는 기간이 1년이다.
이게 무슨 말이야?
무슨 소리야? 할 수 있다.
상대방에 대한 나의 마음을 지켜보는 시간이다.
사람으로서의 호감일 수도 있고
이성적인 호감 일 수 도 있고
그 마음을
1년이라는 유예 속에서,
다른 말로는
앞으로 일어날 시간 속에서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정말 까다로운 사람이 맞다.
그러나 그러는 이유는 하나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서
또한, 나에게도 상처를 주기 싫어서이다.
감정소비, 시간낭비, 등등
책임감이 없는 만남에
감내해야 하는 죄책감, 미안함.
호감이었다면,
같은 마음이면 상관이 없는데
그렇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곤 했다.
그 1년이라는 사이에
상대방에게 다른 사람이 생기면
그대로 끝일 거고
다른 사람과의 인연이 짧게 끝난다고 하면은
나와 다시 이어지는 거고
못 이어질 수도 있는 거고
나의 마음도 그렇듯이
상대방의 마음도
생각대로 할 수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피곤하게도 산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내키지 않음으로써의
불편한 감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무책임함이 싫다.
왜 이렇게까지 피곤한 삶을,
신념이라면 신념이고
가치관이라면 가치관이고
제약이라면 제약이라도 할 수 있는
1년이라는 리밋을 둔 이유,
21살 때의 그 사람이었다.
왜 단축이 안되는지
왜 꼭 1년이라는 지
자세히 나도 나를 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 때문이라는 거는 확실하다.
사소한 변화가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의 뜻인
사회용어, 나비효과란 말이 있다.
나비의 날갯짓에
지구 반대편에서는 태풍이 일어났다.
그 사람과 나는
모든 게 반대였고
그의 날갯짓이
나에게 태풍을 일으켰다.
초토화가 될 태풍을 예상조차 못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