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12화 비가 오는 날이면 당신을 떠올려요. 1-2
가제 : 리밋 1년의 정체
누구를 좋아하면 다 그런가?
이 사람을 생각하면 나에 대해 깊게 빠진다.
이제껏 해보지 않은 물음과 대답과 고민을 한다.
그 사람으로 시작해서 나로 끝난다.
수많은 자기 성찰과 연민과 자책으로
나의 모습이 커졌다 작아졌다 희미해진다.
하루 종일 나만 생각해 놓고
상대방을 생각했다며
이중적인 마음은
좋아하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다.
나의 연민에 빠진 것은 아닐까?
잘 모르겠다.
그를 좋아하기 전에는 정확하고 확실했다.
좋음 싫음이 확실하고 정확했다.
그에게 빠지고 나서는
그 흔한 것도 판단이 서지 않는다.
여태껏 살아온 날을 부정하듯이
헤르만헤세의 데미안처럼
세상의 알을 깨고 나왔다.
세상의 알을 깨고 나오니
선과 악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고
이 세계에서는 악과 선이 함께였다.
악이 되기도 선이 되기도 하고
나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것이 천지였고 나이만 어른이지
지금도,
모르는 것이 천지이다.
그 사람은 볼 때마다 반하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그를 보면은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반한다.
그러나
단지 만나지 않을 뿐,
상대방의 마음은 어떤지 모르지만,
좋아한다고 해서
연인이 되고 싶다거나 부부가 되고 싶지 않다.
연인이 된다고 해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이 거리가 적당하다.
한결같이 반하게 되는 사람,
가슴이 저릿해서 숨이 쉬어지지 않아 지던 사람,
상사병으로 병원에서 링거를 맞게 한 사람,
그런 사람과의 첫 만남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사람에게 첫눈에 반하지 않았다.
외모도 외형도 선호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입견이 있었고
그의 행실은 당시의 나에게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술을 좋아하는 것도
클럽을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이 두 개만 말해도
정반대의 사람이었다.
눈여겨보지도 않았을뿐더러
관심조차 없었고
당시에 밤문화를 즐기는 사람을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무시하고 바닥이라고… 오만한 생각 했다.
밤문화가 농도가 짙은 밤문화,
그러니까 돈으로 권력을 잡고
사람을 사고파는 오만한 생각,
그런 사람에게 빠지게 된 날을 기억한다.
어느 7월 초였는데
덥지도 습하지도 않은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노을빛이 물들어지기 바로 직전의 시간에
옅은 주황빛의 하늘은 그를 비추고 있었다.
그때였다.
모르는 사람이 아는 척을 하며
반말로 그의 이름을 큰소리로 불렀다.
“ㅇㅇ형!”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