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16화 짝사랑과 꿈의 관계 2-2
마음이 깊어져 갈 무렵에 친구가 그랬다.
“ㅇㅇ오빠, 어디가 좋아?”
친구는 조심스러움이 부족했는지
조금 멀리 있고 집중하는
그에게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나 보다.
친구의 그 말에
그의 오른쪽에
조금 멀리있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입에서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 뭐라고 말을 해야 하지 ‘,
사실 그가 왜 좋은 지
정의를 내릴 수가 없었다.
좋은 점이 너무 많아서
말을 못 하나 싶기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이었다.
나는 왜 저 사람이 좋은 거지?
왜?
내 이상형도 아닌데 왜 좋은 거지?
나는 왜 이 사람에게 반응을 하지?
질문은 꼬리를 틀었고
그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그 사람이 며칠 전에 얘기했던 말이 떠올랐다.
본인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유가 없다 ‘는 말이었다.
앵무새처럼 그가 했던 말을 내뱉었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없지,“
친구가 자세를 고쳐앉는
당황스러운 반응이었다.
얘가 무슨 말을 하나 싶었을 것이다.
평소와 다른 진지한 말투에 놀라지 않았을까
친구는 놀란 눈으로 말했다.
”어? “
”이유가 없는 게 이유지“
라며 나조차 무슨 말인지
모르는 철학적인 말을 했다.
그의 눈을 바라보며,
나의 말에
그의 눈꼬리가 내려가고
입꼬리가 올라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본인이 하던 일을 집중했다.
이상했다.
내가 뱉은 말이지만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 사람이 어디가 좋은 지,
어떤 부분에서 마음이 동했는지,
그 당시에는 알 수 없었지만
단지,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의 나무가 되고 싶었다.
웃는 모습을 숨기려는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앞 화의 이야기에 이어서
눈에 띄는 사람 앞에,
그것도 첫사랑에 향해
내입에선 나와선 안될 말이 나왔다
“뭐야? 청청이야?”
라며 비꼬았다.
나였으면 입지도 않았지만
입었다면 부끄러워서 빨리 걷거나
사람들을 피해서 다니거나 했을 텐데
첫사랑은 너무나 당당했다.
싫은 티를 하나도 안 내고
사람들이 비웃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비꼬았던 내 말에 첫사랑인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곧 아무 말 없이 빠르게 걸어갔다.
그 순간,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나포함해서
사람들의 비웃음에
그 사람의 모습이 짠했다.
그 사람이 말을 잘 못하고
내성적이라서가 아니라
오히려 반대였다.
외향적에다가 할 말 다 하는 사람이
이런 부분에서 화를 내거나
욱하는 성향이 없다는 게
너무 놀라웠고
존경스러웠다.
비웃던 마음을 그만두었다.
몰려든 부끄러움은
이성적인 좋아함의 부끄러움이 아니라
나 자신이 한심스러운 부끄러움이었다.
내가 얼마나 허접한 인간이었는지,
누구를 놀릴 수 있는 사람인지,
죄책감이 몰려왔고
옆에서 비웃던 친구의 팔을 끌어내렸다.
그 사람을 대신해
비웃던 사람들을 향해
따가운 눈초리를 돌리고
그 사람을 다시 보았는데
전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옷 하나 잘못 입었다고
바보라고 몰리는 분위기가 되었는데
그 분위기가 거북해졌다.
옷 하나로 바보라고 몰린다고?
입으면 안 되나?
개인의 자유를 무시당하는 거 아닌가?
주눅 들지 않고 신경 쓰지 않는
저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
.
.
.
그때, 다시 한번 반했다.
.
.
.
그 사람에게 사과하지 못했다.
지금이라면 눈 마주치고
그 사람이 빠르게 걸을 때
주변 사람들도 들으라고
일부러 큰소리로 외쳤다.
“오빠! 비웃어서 죄송해요! 옷 너무 잘 어울려요!”
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는데
그때는 어렸단 이유로
얼버무리고 싶지 않다.
그때의 나는
철이 없고
한심한 사람이 맞았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나고
잊지 못할 꿈을 꾸게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