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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Mar 08. 2021

주안 | 전유동

관찰자로의 숲 앨범 중에서

주안 

작사/작곡 전유동


전철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내가 읽고 있던 시집을 보여주며

말하고 싶었죠

나도 밤이 찾아오면

기차처럼 타닥타닥 흔들려요


타닥타닥 터벅터벅 

참방참방 가라앉는 마음이

타닥타닥 터벅터벅 

소곤소곤 내려앉는 계절이

타닥타닥


제자리는 저의 자리일까요

자리는 잘 있을 수 있는 곳 아닐까요

전 제자리에서 

많이 벗어난 건 아닌지

생각하면 타닥타닥 흔들려요


타닥타닥 터벅터벅 

참방탐방 가라앉는 마음이

타닥타닥 터벅터벅 

소곤소곤 내려앉는 계절이

타닥타닥



어떻게든 나가는 돈을 줄여보겠다고 난방을 끄고 얇은 옷들을 껴입은 채

작은 방에서 녹음을 한다. 발이 차가워지면 따뜻해진 컴퓨터에 발을 올리고 

손이 차면 차를 끓인다.


2019. 11. 1 전유동 노래의 기록 관찰자의 숲 p. 57 발췌



몇 달 전 참새 소리 가득한 숲 속에서 기타를 치며 웃고 있는 한 사람의 영상을 보았다.

지저귀는 참새 소리와 기타 소리를 함께 담으려 애쓰는 모습, 

사람들이 지나가 연주가 끊겨도 그저 웃는 모습,

아름다운 기타 소리에 끌려 노래를 하나 둘 찾아 듣기 시작했다.


대구 출신인 그는 인천에 자리를 잡고 홍대로 공연을 하러 다니는 아티스트였다.

공연을 마치고 저녁을 먹은 후 막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

공회전하는 삶을 산다고 생각하며 낮아진 자존감으로 타닥이는 마음을 달래던 사람.


자리는 잘 있을 수 있는 곳 아닐까요


제자리는 어디일까?

내가 잘 있을 수 있는 곳. 

잘 있는 건 무얼까?

타닥이는 우리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노래들,


많은 고민과 생각 속에서 헤매다가도

그의 음악들을 듣다 보면

밤하늘에 흩뿌려진 별을 보며 청량한 공기를 마시는 느낌이 든다.

자연을 사랑하고 새를 사랑하는 아티스트 전유동의 음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서늘한 방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보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찻잔에서 올라오는 뽀얀 김을 천장까지 따라가면 큰 꿈을 담고 있는

이 작은 방이 고맙다. 음악을 하겠다고 올라온 지 몇 년, 나는 더 이상 내가 

비루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2019. 11. 1 전유동 노래의 기록 관찰자의 숲 p. 57 발췌



작은 방 안에서 꿈을 꾸며 노래를 만들며,

또 노래를 들려주며 더 이상 비루하다 생각하지 않는 그의 노래, 주안.


오늘도 각자 타닥이면서도 제자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선물하고 싶은 노래다.




[함께듣기]

주안 | 작사/작곡 전유동 | 촬영 김도균 | 편집 단편선 @오소리웍스

https://youtu.be/GGwY8CeCElE

*출처: 전유동 개인 YouTube 채널


[가수 전유동 소개]

https://blog.naver.com/onstage0808/222156016058

#전유동 #관찰자의숲 #오소리웍스 #주안 #타닥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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