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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May 11. 2023

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의 나

7분 글쓰기 네 번째 이야기

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의 나는 <햇살 드는 안방 구석에서 세 친구의 이름을 부르던 나>이다.

자주 큰 소리가 나던 밤을 지나 아침이 오면 나른했다. 다시 밤이 오는 게 무서운 날이면 내 친구들을 불렀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그 친구들을 부르면 든든했다.


"너는 늘 그 세 친구들과 놀았지." 엄마는 이야기했다.

긴 밤을 지나 아침을 맞이한 엄마는 클래식 기타를 들고 캐논을 연주하시거나 두꺼운 소설책과 함께 사라졌다. 홀로 남겨진 것 같은 나는 친구들을 불러 외로움을 달랬다.

나는 중년이 되었지만 그 친구들은 아직 가장 어린 시절 나의 나이에 머물러 있다.


안녕, 얘들아. 잘 지냈니?

한동안 기억하지 못해 미안해. 

그때 그 시절 너희들 덕에 살았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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