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편지의 시작
Sonia: Y선생님 한 번 써봤어요 :)
Y선생님: 아 선생님 ㅠㅠ 너무 좋네요ㅠㅠ 내용도 질문도 모두 너무 좋아요! 이번 주 수업 가서 함께 읽고 답장을 써 볼게요!
Sonia: 오오 다행이에요!
Y선생님: 네! 왠지 참 따스한 서신모음집이 될 거 같아요! 시작이 좋네요 정말! ㅎㅎ
Sonia:^^ 쓰다 보니 질문을 하게 되어서.. 너무 인위적인가 싶었는데 다행이에요.
Y선생님: 아니에요! 답장으로 자연스레 이어질 거 같아요! 자기 이야기 + 질문 완벽한 전개예요! ㅎㅎㅎㅎ 잘 전달해서 학생들에게서도 이만한 서신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Sonia: 와 감사해요^^ 답장 기대하고 있을게요!!
Y선생님: 제가 고맙습니다! ㅎㅎ 그럼 답신을 들고 연락드릴게요!
시작은 그랬습니다.
편지를 써 보는 게 어때요?
목요일마다 대안학교에서 <세계시민교육> 수업으로 아이들을 만나다가 암진단으로 강의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습니다.
다행히 저와 팀티칭을 하던 Y선생님이 제 수업을 받아 진행해 주시겠다고 해주셔서 학교에 미안해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저보다 훨씬 훌륭한 선생님이시거든요.
덕분에 수업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고 맘 편히 치료에 전념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어요.
선항암을 하고 수술을 잘 마치고 나니 아이들이 더 그립더라고요.
반년 넘게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니 미안하기도 하고 말이에요.
그새 몇몇 아이들은 졸업을 했고, 신입생도 들어왔어요.
Y선생님을 만나 아이들이 그립다고 이야기를 하니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편지를 써 보는 게 어떻겠냐고.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제가 쓴 편지를 읽어주고 아이들이 그 편지에 답을 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어요.
제안을 듣고 조금 고민이 되었지만, <세계시민교육 GCED> 시간에 Global Citizenship을 EDucation 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공감과 소통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하기에 어쩌면 필요한 수업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Y선생님의 제안을 수락하고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더 따스하고, 행복하고, 감사해요.
저도 편지를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아이들은 제가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서로 대화를 하고 제게 답장을 쓰기 위해 글을 쓰게 되었어요. 아이들 뿐 아니라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하고 제게 답장을 보내주셨어요.
이게 될까? 싶었던 일이 생각보다 더 즐겁게 시작되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주고받은 편지를 브런치북으로 엮어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앞으로 목요일, 일요일마다 저희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해요.
들어주실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