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편지
I스쿨 친구들에게.
한 주 잘 보냈나요? 벌써 한 주가 흘러 다시 여러분을 편지로 만나게 되었어요.
지난주에 보내준 답장 정말 고마워요.
여러분들이 나누어준 예상하지 못한 순간들을 읽으며 함께 그때의 마음을 느껴보았어요.
예상하지 못한 일 중 몇몇은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죠. 때론 두렵게도 하고요.
하지만 돌아보면 어느새 그 일들을 잘 지나온 걸 발견할 수 있어요. 잘 지나온 걸 넘어 익숙해진 것도 있지 않나요?
어떤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좋은 경험이 되어서 지금의 내가 되도록 이끌기도 했죠.
앞으로도 우리는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을 만나겠지만 그때에도 우리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잘 지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이번 주 월요일부터 방사선 치료를 시작했어요.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16번 병원에 가게 되었어요. 커다란 기계 속에 들어가서 누우면 기계가 돌아가면서 방사선을 제가 아픈 부분에 쏘아줘요.
방은 좀 춥고,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요.
치료는 15분 정도가 걸리는데, 통증이나 불편함은 크게 없어요. 하지만 앞으로 점점 피로감이 쌓일 수 있고 치료 부위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대요.
매일 병원에 가는 건 귀찮기도 하고, 하루의 계획을 치료 시간에 다 맞춰야 해서 불편한 것도 많아졌어요. 하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 제 몸의 암세포들이 다 사라지고 재발하지 않는 몸이 될 수 있대요.
여러분은 요즘 매일 하는 일이나 행동이 있나요? 왜 그것을 하고 있나요? 그것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궁금해요.
여러분들이 많이 보고 싶었는데 편지를 받으니 다시 만남이 시작된 것 같아 행복해요. 비록 얼굴을 마주하지는 못하지만 읽는 내내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어요.
원래부터 알았던 친구들은 얼굴과 표정까지 떠올리며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새로 알게 된 친구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어떤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지 기대하며 읽었고요. 얼굴을 보게 되는 날 너무 기쁠 것 같아 기대돼요.
읽으면서 눈물이 났답니다. 문장 속에 담긴 진심이 정말 고마워서요.
얼른 나아서 여러분을 만나러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더 깊이 들었어요.
이제 여름이 오고 있네요. 저는 수박을 좋아해서 여름이 오는 게 기다려져요. 요즘에는 하우스 수박이 있어서 사계절 내내 수박을 먹을 수는 있지만 진짜 맛있는 수박은 여름에만 먹을 수 있잖아요.
냉장고에 시원하게 넣어둔 잘 익은 수박을 여러분과 함께 먹고 싶네요.
우리 서로 여름 즐겁게 잘 나고 겨울이 오기 전에는 꼭 만나요.
그럼, 이번에도 답장 기다릴게요.
여러분들에게 많이 감동한
Sonia 선생님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