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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다 나으시면 꼭 만나요.

학교에서 온 네 번째 답장

by Sonia

벌써 네 번째 답장을 받았네요.

이제는 편지를 보낸 날부터 학교에서 올 답장을 기다리게 됩니다.

이번에는 "아직 선생님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다 나으시면 꼭 만나요."라는 학생의 말이 참 좋았어요.


학교에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 친구도 편지를 쓰니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네요.

질문에 꼭 맞는 답이 아니어도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느껴요.

언제까지일지 모를 우리의 편지 교환이 우리 친구들에게도, 읽으시는 분들에게도 작은 힘이 되길 바라요.


CS

저는 8층에 살았는데...

사실 오늘 너무 피곤해서 잤습니다. 선생님 잤지만 언제나 노력하겠습니다.

SI빌은 행복한 기억이 묻어있는 집입니다. 친한 친구들이 있었던 곳이고, 스무 살이 되면 한 번쯤 다시 찾아가 보고 싶은 장소입니다.


HN

작년 12월에 미국으로 놀러 갔습니다. 미국 뉴저지에 다녔던 초등학교를 혼자 가서 산책을 했습니다.

학교를 돌면서 초등학교를 다녔을 때를 생각하며 그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햇빛이 없거나 밤에 걷는 걸 좋아합니다.


JY

앵무새 카페 하남점 가서 걸었어요. 경기 하남시 세미로에 있어요.

제일 먼저 보인 건 세상에서 가장 말 잘하고 똑똑하다고 알려진 앵무새, 회색앵무였어요. 이름처럼 회색이지만 다른 앵무새보다 눈이 작고 말을 잘 따라 해요. 거의 5살 지능이라고 하네요.

앵무새 카페인만큼 많은 앵무새들이 있어요. 모란앵무랑 작은 사랑앵무부터 대형 앵무새 코카투까지 종류가 많아서 좋았어요.

가장 좋아하는 앵무새는 왕관 앵무예요. 무리에 우관이라고 깃털이 있어요. 그게 왕관처럼 생겨서 왕관앵무예요.

저는 그때 앵무새를 입양하러 가서 오래 있지는 못했어요. 가장 많이 본 앵무새가 코뉴어였어요. 코뉴어는 활발하고 사람을 좋아해요. 색깔은 너무 많지만 제가 데려온 아이는 파인애플 코뉴어였어요. 빨강, 노랑, 초록, 하양 등 여러 가지 색이 섞여 있지만 그냥 코뉴어보다 연해요!

다른 방에는 엄청 큼 앵무새가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고 있었어요. 금강앵무라고 불리는 앵무새예요. 앵무새 중에 가장 크고 부리가 세요! 그래서 만지지 말래요.

다음에 학교에 새로 온 앵무새를 데려가고 싶어요.

나중에 제가 키우는 앵무새를 사진으로라도 꼭 보여드릴게요!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아직 선생님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다 나으시면 꼭 만나요.


LE

송아샘, 글로 질문에 답을 하면요.

피지 수바에 있는 산책로를 걸으면서 바다를 보았습니다. 가족이랑 함께 걸으면서요. 꽃이, 놀이기구가 보였고 아마 학교에 대해서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나요. 저는 차를 타기 위해 다시 돌아오는 동안 빨리 집 가고 싶다는 생각들로 막 머리를 채웠던 일도 떠올라요.


KY

장소: 일본 도쿄

내가 첫 번째로 온 장소는 나리타공항이었다.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끝내고 열차표를 구하는데 일본에 온 게 실감 나서 매우 좋았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열차를 타러 공항 제2빌딩(나리타공항 2,3 터미널) 역에 내려갔는데 때마침 열차가 진입해서 빠르게 촬영했다. 또한 열차가 진입할 때 스크린도어가 낮아서 그런지 바람(열차풍)아 많이 불었다. 그렇게 나리타 익스프레스라는 열차를 타고 가나가와현 오후나 역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쇼난 모노레일이라는 노선으로 환승했다. 쇼난 모노레일은 바닥에 선로가 있는 게 아닌 천장에 매달려 가는 방식이라서 열차가 들어올 때 너무나 신기했다. 그리고 속도도 빨라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도 들었다. 그렇게 종점인 쇼난에노시마역에 도착해서 에노댄(에노시아 전차)로 갈아탔는데 사람도 많고 열차도 좁았지만 건너편 열차에 탄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줘서 좋았다. 그리고 에노덴을 타고 만화 슬램덩크에 배경인 가마쿠라 고등학교역에도 갔다. 바다도 아름답고 열차도 예뻐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숙소가 있는 시나가와로 돌아가는 길에는 요코스카선이라는 노선을 탔는데 그 열차에는 그린샤라는 특식이 있는데 나랑 우리 가족은 그린샤를 이용했다.

2일 차에는 아사쿠사에 갔는데 아사쿠사에 갈 때는 시나가와역에서 케이큐 전철과 아사쿠사선을 이용했다(두 노선은 직결 운행함). 그리고 아사쿠사역에서 기차도 보고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점심을 먹고 아사쿠사 옆에 있는 거리에 갔는데 거기에서 당고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아이스크림은 쿠크다스 같은 과자로 둘러 싸여 있어 진짜 맛있었다.

다음으로 아키하바라로 가기 위해 긴 자선이라는 노선을 탔는데 긴자 선 열차도 꽤나 좁았는데 상당히 옛날에 지어진 노선이라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스어 히로초역에 도착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아키하바라는 제대로 보지 못함. 심지어 비가 많이 와서 옷 신발 양말까지 다 졌었다.

다음에는 도쿄역에 갔는데(오차노이즈역에서 아두노우치선 타고) 근대 도쿄역은 서울역 + 용산용 + 잠실역까지 합친 수준이라서 진짜 엄청나게 헤맸다. 그리고 도쿄역 지하에서 프라레일샾에서 기차 장난감도 샀다. 마지막으로 오사키역에서 과자 같은 것을 사고 저녁을 먹었다. 2일 차는 너무 많이 돌아다녀서 다리가 아작 나는 줄 알았다.

3일 차에는 사이타마현에 있는 사이타마 철도 박물관에 갔는데 그곳에는 일본에서 운행했던 열차들이 모두 전시되어 있었다. 거기에서는 철도열차 운전 체험도 하고 철도 디오라마 모형도 보고 마지막으로 증기기관차 운전 체험도 했다. 그렇게 오미야역에서 점심을 먹고 우에노 도쿄라인(갈 때도 탐) 타고 우에노역에서 나리타 공항을 가는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라는 열차를 타기 위해 케이세이 우에노역(우에노에서 걸어야 함)에 갔는데 사람이 미친 듯이 많아서 열차를 놓칠 뻔했다. 그렇게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서 저녁을 빨리 먹고 비행기 타러 가는 게 한국에서 먹으려고 해던 푸딩이 액체류라서 그런가 기내 반입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거기서 바로 다 먹고 공항 면세점 내부에 있는 편의점에서 사려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서 포기 그리고 비행기 타고 가는데 갑자기 기내식이 나와서 그것도 먹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확실히 인천공항이 나리타공항보다 더 좋았다. 그렇게 집에 와서 짐 풀고 씻고 치치랑 놀아주다 잤고 일본 여행 마무리.


MJ

대체로, 많은 경우에 나는 걷기에 대해 관대하다. 똑같은 시간으로 대중교통 안에서 보낸다고 생각하면 역정을 낼 거리도, 걷는다. 걸어서 간다고 생각하면 기대가 된다.

특별히 인생에서 ‘위기’라고 느끼는 순간에 나를 살려준 건 오랜 시간 걷기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동적으로 움직여지는 다리 덕분에 다음날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To. 송아선생님

생각해 보니 하늘 색깔, 구름모양을 살펴보며 지낸 지가 오래된 것 같아요. 선생님의 편지를 읽으면 항상 익숙한 것의 소중함을 되찾게 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저는 걷기를 참 좋아해요. ‘걷는 것에 굉장히 관대한 사람’이라는 발견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결혼 전에 친한 친구들과 국토종주를 계획해 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요. 다음 주에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CH

이스라엘(갈릴리, 나사렛, 예수살렘)

광야와 산길을 거닐어 오르며, 예수님의 흔적을 따라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함께 한 팀과 삶의 최고 힘든 시기 최고의 경험을 했습니다. 석양이 지는 갈릴리 호수를 바라보며 ‘주님의 뜻을 알고 한국에 돌아가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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