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글쓰기with세바시#9
오늘 하루 잘 지내셨나요?
어제 글에서 저와 함께 운동을 시작하실래요?라고 물어놓고는 저는 오늘 아직 운동을 하지 못했답니다. 이럴 수가!!
아침 10시부터 지금까지 1분도 못 쉬고 계속 미팅에 스터디를 하다 돌아와 이제야 짬을 냈어요.
자기 전에 스쿼트를 하고 자야겠어요.
오늘은 하샤 님이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책 쓰기에 대한 질문을 보내주셨어요.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이야기였는데, 잘 정리가 될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한 번 출발해 볼게요!
책은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저자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책을 통해 저자의 경험을 간접 체험할 수 있으며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됩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을수록 생각의 변화 또한 다양해지는 겁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방법은 따로 있습니다. 생각을 넓히는 것이 '읽기'라면, 그 생각을 바탕으로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구체적으로 정립하는 것은 다름 아닌 '쓰기'입니다. 책을 쓰는 특별한 사람 혹은 뛰어난 필력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이 가진 경험과 스토리가 있고, 그것이 곧 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완전히 똑같은 삶을 사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렇기에 모든 이의 '쓰기'는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담긴 글을 쓰다 보면,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만 했던 것이 눈앞에 실재하게 되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길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책의 소재가 될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
저의 프로필에서, 또 글에서 빼놓지 않고 쓰게 되는 단어가 있어요. 바로 '경계인'이라는 저의 정체성에 대한 단어예요. 저는 삶의 다양한 자리에서 경계에 존재해요. 한쪽에 온전히 속하지 못하기에 불안정하게 느낀 지난 삶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모호하지만 정확한 저의 '경계인'으로서의 이야기가 소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는다면 그중 어떤 이야기를 중심으로 써보고 싶은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저의 이야기 중 경계에서 부유하며 느낀 다양한 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보고 싶어요. 어떤 위치에 서 있느냐에 따라 다양한 감정이 들었고, 그 감정들이 만들어내는 생각과 행동들을 풀어가 보면 어떨까 해요.
그 책이 출판이 된다면 어떤 사람들이 독자가 되기를 바라나요? 또한, 어떤 점에서 공감해 주기를 바라나요?
장애인과 비장애인 | 한국 국적자와 문화적 유럽인 | 전공자와 아마추어 첼리스트
대학 선생과 대학원 학생 | 이북 피난민과 서울 시민 | 당뇨인과 당뇨 경계인
제가 부유하고 있는 저의 경계들을 정리해 보았어요. 제가 책을 쓴다면 양 쪽 경계에 있는 분들이 제 글을 읽고 서로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봐요.
인도 태생 독일 상호 문화철학자인 말(Ram Adhar Mall) 교수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겹침'에서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요.
서로 좋아하는 음식이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대상이 있다는 것 자체에서 대화를 출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만났을 때 '시력'이라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그 둘의 경계에 있는 저는 보이는 눈과 보이지 않는 눈을 가지고 조금 더 많은 '겹침'을 가진 채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거예요. 저의 경험치도 온전치 않고 모든 것을 다 이해시킬 만큼의 범위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저의 존재가, 저의 글의 존재가 둘 사이 겹침의 범위를 조금 더 넓힐 수 있다면 조금의 기여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
그 책의 제목은 무엇이 될까요? 제목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요?
책 제목은 정하기가 어렵네요. 논문도 주제 잡기가 가장 어렵듯.. 책도 제목 정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 듯해요.
혹시 제가 저의 부유하는 삶에 대해 제목을 쓴다면 어떤 제목을 붙이면 좋을까요?
관련된 저의 브런치 글을 붙여봅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꼭 나눠주세요..!
https://brunch.co.kr/@gnade1018/30
모두가 이야기가 있고, 글을 쓸 수 있지만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한 일인 듯 해요.
써 내려간 이야기가 독자에게 닿지 않고,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공허한 메아리가 될 테니까요.
열심히 사유하고, 정리하고, 고민한 뒤.. 언젠가 내공이 많이 쌓이게 되면
은퇴 후 어느 시점쯤에는 작은 단행본 하나라도 출간해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종이에 담긴 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면!
[주제와 관련된 세바시 강연 링크]
https://m.youtube.com/watch?v=5J7BOvx40P8&feature=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