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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May 18. 2021

당뇨환자로의 삶이 시작되다

또 다른 경계에 서서  |  당뇨병 투병 일기 #1

좋은 소식은 혈관과 뇌, 심장은 너무 깨끗하다는 것이고, 
안 좋은 소식은.. 여기 빨간 숫자 보이시죠?
본인 공복혈당 수치예요. 수치가 지금 너무 높습니다.


왜 쓰러졌는지 알아보러 간 검진에서 의외의, 하지만 예견된 판정을 받았다.

수치상 약 복용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외할머니가 합병증으로 돌아가시고, 이모들과 엄마도 고생하고 계신 그 병.

당뇨발이 되면 절단까지 해야 하고, 신장 투석까지 할 수도 있다 하는 그 병..

'당뇨'라는 병명을 듣자마자 내 머릿속엔 온갖 최악의 증세들과 합병증, 그간 들은풍월 및 주변인들의 투병으로 형성된 다양한 뇌피셜들이 스쳐갔다.


다행히 그 선생님은 약 복용에 부정적이신 분이셨다.

아직 나이가 젊으니(?) 식단 관리와 운동으로 3개월 동안 5kg(!)을 감량해서 올 수 있으면 약 처방을 조금 미뤄주시겠다 했다.

[당뇨 탈출을 위한 선생님의 처방]
1. 하루에 채소 6 접시 먹기: 샐러드도 좋지만 되도록 익혀서 (나물이 좋음!)
2. 불포화지방산 섭취하기: 특히 올리브 오일, 아보카도 오일, 코코넛 오일, 들기름(참기름 X)
3. 균형진 식단: 견과류, 계란(되도록 방목한 닭이 낳은 것으로), 버터(기 버터) 등을 포함하여 균형지게 세 끼 꼭 챙겨 먹기
4. 정제된 흰 것 다 멀리하기: 흰 설탕, 흰 밀가루는 최악!! --> 비정제당, 대체당으로 대체하기(되도록 먹지 않기), 통밀과 호밀로 바꾸기
5. 무엇보다 운동하기: 따로 시간 낼 수 없을 테니 계단 걸어서 다니기, 버스나 지하철 2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걸어가기, 허벅지 근육 중요 - 스쾃 하기

왠지 희망적이기도 하고 절망적이기도 한 양가감정이 들었다.

어차피 몸이 안 좋아서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고 한창 불어난 몸도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잘 되었다, 올게 왔구나, 싶기도 했지만  방금 전까지 먹던 것을 아예 못 먹게 된다니 너무나 절망적이었다. 


오만가지 감정에 휩싸인 채 인사를 하고 나오려는데 선생님이 불러 세우시며 말씀하셨다.


앞으로 흰 밥을 드시려거든 여기에 드세요!

 받아든 그 그릇의 크기는 마치 간장 종지 같았다.




[당뇨투병일기 #에필로그]

https://brunch.co.kr/@gnade1018/34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091208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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