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8월에 다친 손이 사실 아직 불편하다. 오늘 오전에도 그릇을 깼다. 가끔 손에 갑자기 힘이 빠져 국이나 음료를 쏟는다. 비빔밥을 끝까지 비빌 수 없는 정도의 통증. 첼로 연주는 5분까지가 한계. 이후 넘어가면 손이 부어오른다. 독일에서만 5군데의 병원을 다녔고 한국에서도 치료를 받아봤지만 원인을 찾아내기도 어렵고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에
나아지지 못한 지 어언 20년..
아픔을 지니고 살아간다는 건 불편하다. 효율 면에서도, 경제 면에서도. (자꾸만 깨는 그릇!!) 그러나 이해의 폭이 점점 넓어진다. 완전히 경험되지 않아도 어딘가 불편한 이들이 어느 정도일 거라 감히 내 손의 척도로 아주 조금은 알 수 있다. 그들이 말하고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더 참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도..
불편한 만큼 보이고, 불편한 만큼 들린다. 그러나.. 이것도 절대적인 척도가 아니기에 속단할 수는 없다. 결국 내 이해의 폭도 내 경험치, 딱 내 증상만큼일 뿐 그 이상은 추측이니까.
그간 나는 얼마나 많은 상황을, 사람을 속단하며 살아왔을지..
허락된 만큼 감사히 보고 들으며 살고 싶다. 그래서 감히 손 잡고 가고 싶다. 그만큼의 아픔을 지닌 이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