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악플을 받았다!
여기에도 글을 찍어내고 있는 나지만 블로그에도 작은 서평을 쓰는데 얼마 전에 첫 악플이 달렸다. 악플의 내용은 설명하자면 내가 쓴 책 리뷰의 본문의 낸 오타에 대해서 멍청하다.라고 반말로 후려갈긴 악플이었는데 사과-사랑같이 단어 자체의 의미가 완전히 다른 오타다 보니 맞춤법 검사기가 걸러내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난 깔끔하게 아 저는 멍청합니다.라고 인정하고 초면에 반말로 댓글 달고 욕 짓거리 하는 니 수준 잘 보았다는 말을 아주 공손하게 답글로 달아주었다.
악플이 달렸다는 설렘("아 나도 드디어 메이저 블로그의 대열에 서는 건가!")도 잠시 그 댓글에 하나의 고민도 없이 니 수준 잘 알았다.라고 댓글을 달 수 있는 것은 내가 원래 그런 성격인 것도 있지만 아마 내가 블로그로 잃을게 전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글로 먹고사는 사람이고 그 북리뷰가 협찬이나 그런 북 리뷰였다면 꽤나 큰 실수 아니었을까?라는 생각.
블로그로 돈을 1원도 벌어본 일이 없다. 정보의 바다 구석에 마니아만 찾는 북리뷰어라는 명성에 걸맞게 책 협찬 이야기조차 한 번도 들어온 적 없고 리뷰 또한 100% 내돈내산의 리뷰기 때문에 돈을 쓰고 있으면 쓰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롭게 블로그에 책 재미없다고 가끔 욕도 하고 책이 너무 안 읽힌다고 욕도 한다. (출판사에서 내 수준을 탓한다면 인정한다.) 그 자유 역시 내가 대가를 지불했기 때문이리라.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글로 돈을 번다는 일은 생각보다 무거운 일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지껄이는 일에서 끝나 그 이상의 뭔가 - 사람에게 특별한 통찰이나 경험을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러기에는 나는 경험도 통찰도 부족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기 때문에 아마도 글로는 벌어먹지 못하는 거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글로 벌어먹기 시작한다면 누가 나의 글에 대해서 누가 엄한 평가를 내렸을 때, 꼬우면 니 길 가시던지라고 쿨하게 댓글을 달 수 있을까? 특히나 돈을 받는 일이라면 프로니까 이 정도는 감안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더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될 것 같다. 말과 글은 분명히 나의 것인데 거기에 오는 평가를 받아들일 마음은 마치 다른 사람의 것 같다. 그런 어설픈 마음으로 글로 밥을 벌어먹겠다는 생각 같은 거는 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조금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계기였다.
나에게 글로 조금이라도 수익을 올리는 계기가 생길지는 모르겠다만 음... 사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출판을 하고 싶다는 꿈까지 생각하기는 쉽지만 그 뒤에 따라오는 냉정한 평가들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으니까.
모든 창작자들의 고통에 위로를 표하며, 나 역시 글을 쓸 때 나 좋은 글도 좋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글을 뽑아내겠다는 초심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