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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Next Story Jun 09. 2017

채식주의자들의 비밀, '치킨과 햄버거를 즐겨먹는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 21세기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잡스,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섹시퀸 이효리.


언뜻 보기엔 도무지 매치가 안 되는 조합이지만, 이 세 사람에겐 뗄래야 뗄 수 없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채식주의자라는 것.


아인슈타인이 평소 채식이 성격에 미치는 변화와 정화 효과로 인해 인류가 평화로워질 것이라 주장한 것은 이미 유명한 사실.


또한 스티브잡스가 생전 직접 가꾼 유기농 야채와 견과류만으로 식사를 한 사실은 세간의 화제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자타공인 트렌드리더 이효리가 채식선언을 하면서 한동안 채식에 대한 관심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유행으로 번진 적도 있었다.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웰빙시대


이처럼 20세기에도 존재했던 채식주의에 대한 관심은, 21세기 '웰빙시대'가 되면서 더욱 뜨거워졌다.


하지만 아무리 이러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해도, 채식주의의 대중화에 대해 논하기엔 한참 이른 단계다.


아직 채식주의를 생소하게 여기는 시선이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채식주의에 대한 개념과 유형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


채식주의자라 하면 무조건 '풀떼기'만 먹고 사는 것 아니냐는 비교적 흔한 인식 역시 채식주의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풀'만 먹고 어떻게 사냐고요?


하지만 채식주의자들은 결코 '풀떼기'만 먹지 않는다.


놀랍게도 그들 중 대다수는 치킨과 햄버거 등 非채식주의자들이 즐겨먹는 음식을 좋아할 뿐 아니라 즐기기도 한다는 것.


단, 이 치킨과 햄버거가 '고기'로 만든 것이 아닐 뿐이다.


이러한 모습은 지난달 21일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비건 페스티벌'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국내 유일의 축제인만큼 이날 '비건 페스티벌'에는 연인, 가족 뿐 아니라 외국인, 심지어는 스님까지 각양각색 채식주의자들이 모여들었다.



출처: 헤럴드경제



이처럼 다양한 참가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건 바로 푸드 부스에 마련된 음식들.


탄두리 치킨부터 닭꼬치, 햄버거, 육포 등 고기 메뉴들을 팔고 있는 부스 앞에는 길게 선 줄로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맛깔스러운 음식이라 한들 채식주의자들에겐 '그림의 떡' 아니냐고?


천만에! 대표적인 '정크푸드'라 불리는 햄버거는, 버섯, 부추, 들깨 등 다양한 채소와 곡물로 만든 패티와 밀가루 대신 현미를 이용한 빵으로 인해 완벽한 '식물성 버거'로 재탄생했다.



출처: Real Foods




또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은 탄두리 치킨과 꼬치의 정체는 고기 대신 콩으로 만든 것이었으며, 육포 역시 코코넛을 이용해 만든 비건푸드 메뉴였다.


뿐만 아니라 밀가루, 계란, 버터, 설탕이 들어가있지 않은 달콤한 케이크와 귀리와 아몬드로 만든 우유와 버터 대체식도 맛 볼 수 있어 축제에 참가한 채식주의자들을 즐겁게 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고기 대신 채소로 만든 음식이 준비 되어있는 것은 그렇다 쳐도, 우유와 버터 대체식까지 마련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채식주의자들이 고기 외에도 우유와 버터까지 섭취할 수 없는 것이냐는 질문이라면, 먼저 이에 답하기 위해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다 같은' 채식주의자가 아니며, 각자 기준에 따라 유형이 다르다는 것을 밝혀둔다.





우선 모든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고 오직 채소와 과일 등 식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채식주의자들은 비건(Vegan)에 속한다.


고기는 물론 우유, 계란 등도 먹지 않는 이들은 채식주의자 중 가장 엄격한 유형으로, 식품 외 의류, 화장품 등 모든 동물성 원료 제품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식물성 식품과 우유, 치즈, 요거트, 버터크림 등 유제품은  섭취하되 고기, 생선, 해물, 계란을 먹지 않는  유형을 락토(Lacto)라고 부른다.


또한 이와는 다르게 계란은 섭취하되 고기, 생선, 해물, 우유를 먹지 않는 유형을 오보(Ovo)라고 하며, 계란, 우유 등 유제품은 먹되 고기, 생선, 해물 등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들을 락토오보(Lacto Ovo)라 부른다.





한편 채식주의에 동조하되 고기 섭취에 있어 조금 더 유연한 태도를 취하는 세미 베지테리언(준 채식주의자, Semi-Vegetarian)도 있다.


세미 베지테리언에는 세 종류가 있으며, 이들은 우유, 달걀, 조류, 생선 등은 먹지만 붉은 살코기는 먹지 않는 폴로(Pollo),

우유, 달걀, 생선 등은 먹되 가금류와 조류 등은 먹지 않는 페스코(Pesco),

평소에는 비건 채식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을 먹는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으로 나뉜다.




이들은 왜 채식을 택했을까


유형과 섭취하는 음식은 각기 다양하지만,  이들이 채식을 택한 이유는 대부분 유사하다.


첫째는 환경. 유기농 채식이 일반 식단에 비해 7배 이상 낮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기후변화를 막는 대처법으로 꼽히고 있기에 채식을 통해 지구를 지키자는 취지다.


둘째는 건강이다.  채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학계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영양 불균형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식단을 잘 짜면 채식만으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의학계 정설이다.


또한 동물보호, 기아문제 등을 고려해 채식주의자가 된 사례도 자주 볼 수 있다.





2008년 15만 명에서 지난해 150만 명으로, 8년새 10배나 증가한 국내 채식주의자 규모.


채식을 택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주변 마트만 가도 채식 라면, 채소 만두, 콩고기 등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만큼 식탁 풍경이 바뀌고 있다.


저마다 다양한 유형으로 채식을 실천하고 있지만 채식주의자들이 꿈꾸는 세상은 같다.


보다 건강하고 깨끗한, 그리고 모두가 함께 상생하는 세상.


때론 다수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소수일지라도,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채식주의자의 도전과 삶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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