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체계는 많은데, 일은 왜 안 풀릴까

OKR, KPI, 스쿼드… 그런데 왜 공감은 없었을까?

by 일인문

프로페셔널 조직에서 스타트업으로 온 지

벌써 8년 차가 됐다.


스타트업에 온 이후로

OKR, KPI와 같은 성과관리 기법들,

스쿼드, 셀, 워터폴과 같은 조직 구조,

1:1 커피챗, 데일리 싱크, 올핸즈와 같은

회의 문화까지 두루 경험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많이 시도해 봤고,

솔직히 대부분은 실패했다.


기법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걸 도입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왜 그 방식을 택했는지,

어떻게 쓰는 것이 조직에 맞는지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다.


이런 체계들은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대한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일하는 가에 대한 설명 없이

도구만 들여오면 결과적으로

기록은 남고 일은 흐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OKR을 쓰는 이유가 공감되지 않으면

목표는 생기지만 몰입이 없다.

회의를 반복해도 소통은 없고,

조직 구조를 바꿔도 책임은 흩어진다.


결국 중요한 건

매일 반복해서 왜 이 방식을 택했는지를

조금씩 설명하고 공유하는 일이다.


되게 그럴싸 해 보이는 답도 아니고

시간과 노동 집약적인 접근이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체계를 움직이는 건 문서가 아니라 사람이다.

사람 한 명의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조직 내 수명, 수십 명을 바꾼다는 건

그만큼 장기전일 수밖에 없다.


일을 하다 보면 구조나 기법보다

왜 이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도구는 언제든 바꿀 수 있지만

공감은 설득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건 어떤 체계인가 보다

이 체계가 왜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일이 잘 풀리는 팀은

도구를 잘 쓰는 팀이 아니라

맥락을 공유하고 있는 팀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