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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믐 Jan 02. 2021

퇴사 선언 4일째

내 선택에 대한 책임

작년 12월 30일부로 퇴사를 말씀드렸다.



아직 퇴사일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이르면 1월 중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부로 퇴사를 회사에 외친 지 4일째가 되었다.

놀랍게도 심리적으로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다시 무기력해졌다.

이건 내가 대학생활 내내 경계했던 내 단점이다. 휴학을 하지 않고, 복전을 하면서도 초과 학기로 한 한기만 더 다니고 칼 졸업을 한 건, 내가 나를 못 믿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졸업 후 3개월 동안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딱히 다른 건 하지 않았다. 다른 매거진에서는 그걸 '하고 싶은 일 하는 기간'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남들 눈엔 그저 취업준비에 뛰어들긴 겁나고, 학업은 끝나버린 애처로운 백수 한 명으로 세상에 비칠 뿐이었다. 그 생각이 들 때마다 더 무기력해졌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뭘까. 다시 내 삶의 원동력을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자신감을 잃을까 봐 걱정된다.

실은 자존감을 잃을까 봐 걱정된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고, 심지어 가족들도 내 선택을 응원하지만, 내 안에서는 퇴사 이후의 삶에 대한 부정적인 고민이 많다. 그럼에도 퇴사를 결심한 건, 이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다른 곳으로의 이직이나 다른 꿈을 펼칠 수는 없겠단 판단에서였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신입이라고 하기엔 좀 나이가 많지 않나?라는 말을 듣기 전에 새로운 모험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럼에도 사람은, 특히 나는 변덕이 심한 동물이라 불과 4일 동안 자신감을 때때로 잃고, 어떤 날엔 회사에 있는 시간만큼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에 부풀곤 했다. 어떤 상태가 되어도 좋다. 한 가지 스스로에게 당부하는 건 흔들릴 때 흔들리더라도, 자존감까지 잃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거다. 자신감, 자존감을 잃는 건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내 선택에 확신을 가지고 싶다.

더 나은 직장으로 가기 위한 선택이라기보다, 내 자아실현에 알맞은 회사로 가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할 시기이다. 사실 지금 회사의 직무는 내가 꿈꿨던 일이 아니기에, 마음속에서는 나름의 욕망이 숨어있었다. 이제는 내 선택에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이고 싶다. 부디 내 안의 무기력증이 금방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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