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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믐 Jan 09. 2021

퇴사 1일 차, 내 생일이다.

날 위한 두 번째 선물

공교롭게도 퇴사 후 처음 맞이한 날은 내 생일이었다. 

자정부터 친구들과 지인들의 축하를 받고, 가족 구성원이 끓여준 미역국을 먹고, 친척이 선물한 케이크를 나눠먹으며 생일을 만끽했다. 재직 중이었다면 패턴이 깨질까 봐 잘 그러지 않던 낮잠도 자보고, 느지막이 눈을 떠서 오후 약속에 나갈 준비를 했다. 본격적인 백수 라이프의 시작이었다. 


쌍문동에도 가고,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 읽고 싶었던 책도 샀다. 날 위한 선물 증정하기의 두 번째 시간이었다. 


교보문고는 너무 추워서 구경만 하려고 간 곳인데, 마침 읽고 싶었던 책을 찾게 되었다. 애인은 생일이니만큼 사주겠다며 이 책을 내게 선물했다. 제목은 생일날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이미 베스트셀러라고 하니 그 내용이 어떤지 잘 읽어보려고 한다. 이제 당분간은 백수라서 책 읽을 시간도 많으니 말이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408406


퇴사한 지 하루 됐지만 내 성정은 모태 불안이다.

그래서 퇴사한 당일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이전에 지원하고 싶어 했던 회사의 채용공고가 다시 뜬 것을 보고 바로 스크랩했다. 접수 마감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있지만, 중소기업은 대부분 사람이 차면 바로 공고를 닫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르면 내일부터 이력서 작성(이라 쓰고 갈아엎기라 읽는다)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친구는 이런 내 말을 듣고 말했다.


그게 그믐의 성정인가 봐


타고난 성향이 어느 정도 워커홀릭인 나는 아마 다른 틈새 일을 이것저것 알아볼 것 같다. 한동안 검색조차 하지 않던 작사 공모전도 찾아보고, 이제 기능을 다 까먹은 일러스트/포토샵을 다시 만져보고, 수강권을 끊어놓기만 하고 강의는 한 번도 재생시키지 않은 엑셀도 건드려볼 것 같다. 


(뭐지 왜 쓰다 보니까 퇴사 이후가 더 다양하고 바쁜 삶인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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