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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믐 Jan 31. 2021

퇴사 24일 차, 폭식인가?

뭘 해도 금방 싫증 나는 하루

�오늘 하루 요약

일어나서 휴대폰 좀 보다가, 화장실 갔다가, 다시 누워서 휴대폰 좀 보다가, 배달어플로 점심에 먹을 마라탕을 주문했다가, 무거운 몸을 일으켜 몸무게를 재보고 마라탕 시킨 걸 잠깐 후회했다가, 노트북을 켜서 또 유튜브를 보다가, 밥을 먹으며 넷플릭스 영화를 보다가, 드디어 토익 책 좀 끄적거려 보다가, 몸이 너무 답답해 정말 운동을 해야겠다 싶어 걷다가, 부족한 듯싶어 집에 올 때는 계단으로 올라왔다가, 비타민제를 탄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가, 머리를 감아야지 했다가, 결국 귀찮아서 감지 않고 있다가, 지금 영화를 보며 브런치 글을 쓰고 있다. 대부분은 먹고 자고 놀고의 일상이지만, 한 행동을 꾸준히 하질 못해 스스로 걱정하고 있다. 



집중력이 떨어져 드라마 한 편을 딴 짓 없이 보기 힘듦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것 같단 불안

위가 아플 때까지 먹는 버릇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는 1시간~2시간 정도 한 번에 딱 집중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요새는 영상을 틀어놓고 다시 휴대폰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낙서를 하거나 한다. 집안에 BGM이 있어야 일상생활이 가능한 1인 가구가 되었나 싶다가도, 이건 너무 변덕이 심한 게 아닌가도 싶다. 


평소보다 많이 먹는 버릇은 최근 일주일 사이 생긴 버릇 아닌 버릇이다. 여기서 내가 잘 조절하지 못하면 진짜 버릇으로 자리 잡아 살이 계속 찔 것만 같은 불안감이 있다. 어느 날은 먹는 동안 아무 생각 없다가 먹고 나서 너무 많이 먹었는지 트림하다가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최근 집에만 있다 보니 맵고 짠 음식에 길들여져 더 그런 것 같다. 오늘 억지로라도 밖으로 나간 것은 이러다 정말 건강을 해칠까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종종 스트레스받을 때 이처럼 마구마구 먹다가 위가 아프고 그랬다. 이렇게까지 불안하고 스트레스받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지만, 편안하게 마음먹기가 어렵다. 나는 현실적인 조언보다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될 거란 추상적인 조언에 좀 더 위안을 얻는 편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새로운 직장을 찾지 못했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작년 한 달 반 정도는 회사에 있었으니, 올해의 한 달 반 정도도 유예기간으로 삼고 싶다. 아, 생각해보니 이것도 이제 일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공부하자, 그믐아.


ps. 그래도 오늘은 오후 6시 이후로 금식하기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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