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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믐 Feb 09. 2021

취업을 하려는 자, 그 무게(나이)를 견뎌라!

취준생에게 25살은 무겁다.

취업을 준비할 때 겪게 되는 마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나는 작년 하반기, '이직'을 꿈꾸며 회사를 다녔지만, 개인적인 사정과 이런저런 마음의 변덕으로 '퇴사'를 선택했다. 그리고 지금은 졸업 직후와 같은 '취업준비생' 상태이다. 요새 들어 간혹 드는 생각 중 하나는 '그냥 계속 회사에 다니면서 이직을 준비할 걸 그랬나?' 하는 것이다. 모아둔 돈은 점점 바닥나고, 그날의 내 선택을 비웃기라도 하듯 취업난은 뼈저리게 느껴진다. 최종적으로 1월 중 이력서를 넣은 곳이 10군데인데 그중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한 곳은 단 한 곳이었다. 그 한 곳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결과는 둘째치고 서류합격이 1/10의 확률이라는 사실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전히 취준생으로 맞이하는 2월 9일 밤, 나는 좀 더 현실적인 고민들을 하기 시작했다.



'신입'으로 환영받는 나이는 몇 살까지 일까?


이번 주엔 구정, 설 연휴가 있다. 정말 1살을 더 먹었다는 걸 체감하는 주가 될 것 같다. 24살일 때는 느끼지 못했던 부담감을 25살일 때 느끼고 있다. 1년 차이의 무게는 실로 놀라웠다. 24살의 나는 취업에 대해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24살이던 해 2월 졸업이 아닌 8월 졸업이었기에, 나름의 유예기간(?)이 더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브런치 매거진으로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글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24살의 연말이 다가오고, 입사한 회사는 맞지 않아 퇴사하게 되자 마음이 복잡해졌다. 운 좋게 들어갔던 첫 번째 회사와 달리 지금은 입사 지원을 하는 족족 1차 서류심사에서 광탈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문득 걱정됐다. 바로 내 '나이'가 말이다.


신입으로 들어갈 수 있는 나이의 마지노선은 몇 살일까? 대학생일 때 취업 관련 글을 보다가, 누가 고민으로 '27살인데 신입으로 들어가기는 불가능한 거겠죠?ㅠㅠ'라는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땐 27살이 사회적으로 체감하기에 어떤지 몰랐기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은 그 고민에 공감이 된다. 25살이 되자마자 말이다. 24살일 때는 어딜 가도 내가 막내겠구나 하는 일종의 안도감(?)이 들었었다. 눈치를 덜 보고, 열심히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나이로 말이다. 그런데 거기서 딱 한 살 더 먹었을 뿐인데 그 안도감이 슬슬 작아지고 있다. 입사할 때 이미 다 알고 있어야 할 것 같고, 정말 자신 없는 분야도 할 수 있다고 말해야 면접까지 간신히 살아남을 것 같았다. 게다가 현실감각 없이 자격증, 어학성적을 만들어놓지 않은 내 입장에서는, 이런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내 창의성과 잠재력만 보고 뽑기엔 회사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크겠다는 불안. 그러니 나 같아도 나를 안 뽑겠단 확신.



취업의 무게는 꽤 무겁더라


새삼 부모님의 사회생활이 존경스러워지는 요즘이다. 어떻게 몇십 년을 한 직장에서, 그 많은 부조리를 참고 견뎌 나를 키웠을까. 다른 모든 부분을 차치하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내게 있어 초능력자들 같다. 사회에 나를 깎아 맞춰 결국 한 명의 사회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건 어떤 삶일까. 나는 첫 번째 사회생활에서 나를 깎아 맞추기보단 의구심을 먼저 품었다. 그래서 나왔다. 세상에 나 한 명 들어갈 자리가 없겠나 싶은 마음으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한걸음 한걸음이 무겁다. 취업의 무게란 웬만한 왕관보다 무거운 존재라는 걸 이제야 슬슬 깨닫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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