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보는 눈은 어디서 사나요?

참담한 해태눈깔

by 후니언니



친한 언니들 사이에서 나는 '해태 눈깔'로 불렸다.


"어쩜~ 내다 버리기도 민폐인 남자만 쏙쏙 잘도 골라."

"해태 눈깔인데 멀쩡한 남자가 보이겠어?"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언니들에게

연애 상담을 할 때면

나는 개 같은 안목을 가진,

개도 안 물어갈 쓰레기 콜렉터가 되어 있었다.


그녀들과의 대화는

"때려치워"로 시작해서 "갖다 버려"를 거쳐,

"얘 진짜 미쳤나 봐"로 종결됐다.


나에겐 남자 보는 눈만 빼고, 까탈스러운 시어머니 같은 언니들은 차고 넘쳤다.


귀에서 피나는 연애 상담


기승전 '혼자 살아'로 찝찝한 마침표를 찍고,

자괴감에 휩싸여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느 옷가게 앞을 지나는데,

옷을 구경하던 여자 손님이 사장님에게 물었다.


" 옷 얼마예요?"

"그건 사이즈가 작아요."

"이거 진짜 마음에 드는데... 살짝 걸쳐 봐도 돼요?"

"스몰만 돼도 꺼내드리는데, 그건 엑스스몰이에요."


여자 손님은 정중하지만 단호한 사장님의 말에

애꿎은 옷만 만지작만지작하더니,

혼잣말을 슬쩍 흘렸다.


"옷이 꽤 커 보이는데... 맞으면 살 수도 있는데..."

"(찌릿)"


보는 것과 입은 것은 달라요. 일단 팔만 슬쩍 넣어보세요.


나는 옷가게 사장님의 눈썰미를 200% 신뢰한다.

엑스스몰 옷은 분명 그 여자 손님에게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무리 명백한 사실이라고 해도

마음에 드는 옷에 팔을 넣어보지 않는다면?


어디선가 비슷한 옷을 볼 때마다

"그때 그거 진짜 예뻤는데..."

"그때 그거 그냥 살 걸..."

두고두고, 어쩌면 죽기 직전까지 후회할지도 모른다.


똥인지 된장인지는

찍어먹어 본 놈만 알 수 있고,

좋은 남자인지 나쁜 남자인지는

상처를 받아봐야 확실해지는 법!


해태 눈깔 탓 말고, 못 먹어도 일단 'GO'하자.

인생도, 사랑도.




세상에 모든 해태 눈깔 여러분!

이왕 찍어먹을 거면, 최대한 맛있게!

우리의 눈깔에도 봄날이 오길 바라며

부터 좋은 사람으로 훈련해 보자고요.

아자 아자 파이팅입니다!


해태 눈깔에 픽 당했던 그대들이여! 밥은 먹고 다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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