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님 같은 문장을 만나고 싶다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 쓸쓸한 밤이어도
곁에 머무르며 다독여주는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으며
일정한 호흡을 가지는
깊은 문장을 만나고 싶다
홀로 걷는 산길 듣기는 풀향기처럼
차마 떨칠 수 없는 문장을
새벽 산사의 예불소리나
예배당의 기도소리처럼 경건한 문장을
스쳐가는 삿된 마음 씻겨주는
맑은 문장을 만나고 싶다
어둠 속 밀려드는 두려움과
모르는 길 첫 발 내딛을 때의 떨림과
나약함이 만들어내는 한없는 후회에도
주저함 없이 나아가게 해주는
강건한 문장을 만나고 싶다
그와 같은 문장에 덥석 기대어
담담한 얼굴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