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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해여자 Nov 15. 2019

그 밤에 대한 이야기

보내기 싫었다는 한 줄을 정성스럽게

모두가 눈 감아주는 한 밤

얼어붙은 도로

바닥을


멀리 안민고개 불빛은 아른거리는데

과속금지 표지판은 더욱 선명하고

자꾸만 멈추게 되는 빨간 신호등 앞에

고해하듯 앉아서는

유턴하는 일이 없도록

핸들만 붙잡았다


과속하지 말라잖니

타이어까지도 잔뜩 긴장해서는

차체가 굳어감이 느껴지고

우리,

라는 음절이 참지 못하고 입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너를 보내고

나는 혼자

바다로 갔다


혼자 있을 것이 분명한 바다를 토닥이러

기다림에 눈멀어버린 암흑 

흔들리는 어깨 감싸 안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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