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Om asatoma
Sep 01. 2024
여름은 끝났다.
푸른 잎은 이미 색을 잃었고
잔혹한 더위가 위용을 과시할수록
모든 생으로부터 멀어질 뿐
구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으며
밤에는 그들 모르게 건조하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촛불을 켜고 어깨와 어깨를 가까이
목소리와 목소리를 합하여 바닥의 마음을 나눌 때다
각박한 살림을 뒤로하고
심연으로부터 피워오던 불을 함께 나눌 때다
집집마다 신발끈을 매고 있다
뚜벅뚜벅 걸어 나갈 것이다
맹수 들어찬 숲길의 새벽을 열어갈 것이다
거리에서 또 한 번의 아침을 맞을 때가 되었다
여름은 끝났다.
폭염의 여름이 가고 겨레의 겨울이 오고 있다
촛농은 굳었으나 심지는 남아있다
그 해는 졌지만 그곳에 살아있다
아침은 쉽게 오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