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끼

Last meal...

by 운곡


雲谷의 목요 에세이..


람이 세상을 떠날 때

무엇을 가져갈까?


군가는 기억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사랑이라고 말하고

어떤 이는 살아 베푼 공덕이라 하지만

나는 오래전부터 ‘마지막 한 끼’라고 생각해 왔다.


생 지고 다닌 멍에

악착같았던

움켜쥐고 놓지 못했던 명예와 욕심들,

하늘처럼 떠 받들던 자식이라는 한계

삶이 빚어낸 책임이라는 무게.

그 모든 것을 벗어놓고

결국 한 끼의 식사와 함께 이승을 떠난다.


마지막 한 숟가락 앞에서

삶은 얼마나 겸허해지는가.

평생을 이고 지고 메고 살아왔던 ‘전부’가

그 한 끼 앞에 초라해진다.


부(匹夫)의 우매함이라고 스스로를 탓하지만,

사실 그 우매함 덕에

우리의 삶이 더 인간적이다


각해 보

우리가 살아왔던 날들이

밥 한 끼를 위해 치달았던 시간들이었다.

새벽어둠을 뚫고 출근하던 날도,

아프고 지쳐 겨우 삼키던 미음 한 그릇도,

쓸쓸한 몸을 달래주던 따뜻한 술상도

결국은 마지막을 향해 가는

여정의 한 조각들이었다.


래서일까.

나는 가족과 밥상을 마주할 때

가족 공동체의 삶을 함께 먹는 기분이 든다.

함께 지나온 날들의 피로,

말하지 못한 사연,

웃으며 버텨온 시간들이

소리 없이 국물에 스며 있고,

밥그릇 사이에 놓여 있다.


제 불쑥 찾아올지 모르는 마지막 한 끼

그 식사를 떠올리면

지금의 밥상이 새삼 소중해진다.

소중한 사람과 같이 먹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작은 기적이고,

혼자 먹는다 해도

내가 아직 숨 쉬고 있음의 증거가 된다.


생을 메고 다녔던 것들의 무게가

결국은 마지막 한 끼의 식사 값이 되는

그 허무 속에,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늘의 밥 한 끼가

비록 나의 마지막은 아닐지라도

마지막을 향해 살아온 날들 중

가장 아름다웠던 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래서 나는

식탁을 마주하면

이 식사가 나의 마지막 식사가 될 수도 있음에 언제나

차분해진다.


리 언제 밥 한 그릇 하자

어쩌면 이 인사야 말로

그냥 하는 소리 같지만

나의 마지막 길의 증인이 돼주겠냐는 소리처럼 들린다.


雲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