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이예지 양
마트에서 무빙워크를 타고 내려오다가 자동차 열쇠를 떨어뜨렸다. 레일 손잡이 바깥쪽으로 떨어진 열쇠는 더 아래층을 향하지 않고 벽과 손잡이 사이 여유 공간에 걸쳤다. 3층에 도착하자 열쇠와 아빠를 번갈아 보며 당황하던 네 표정이 심각한 상황과 별개로 웃겼다.
너를 두고 5m 정도 무빙워크를 거꾸로 뛰어 올라가 다시 타고 내려왔다. 목표물 근처에 이르자 레일 손잡이 너머로 상체를 깊게 숙여 바닥에 놓인 열쇠를 낚아챘다. 마트 CCTV를 뒤져서 확인할 것도 없는 영화 같은 장면이었을 테다. 마치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건을 헬기에서 낚아채는 주인공 같은 모습 말이다.
"아빠! 전에도 그런 적 있었어?"
"아니, 처음인데."
"와! 대박!"
대박? 아빠는 네 표정과 표현이 대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