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이예지 양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에 꽂힌 너를 발견했다. 눈길을 고정한 채 입을 반쯤 벌린 게 아주 넋이 나가 보였다. 예부터 아빠 주변 아빠들은 종종 자식을 앗아간 게임을 원망하곤 했다. 대부분 결연하게 게임과 전쟁을 선언했지만 처참한 패전 기록만 남겼다.
"이 게임 뭐야?"
"이거? 마크."
쳐다보지도 않고 게임 이름조차 줄여서 말하는 모습에서 흔한 패배를 예감했다. 다만 게임에 빠진 자가 누리는 즐거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게 아빠 장점이다. 아빠 역시 막을수록 제곱으로 커지는 매력에 빠져 할머니가 펼치던 초강경 진압을 기어이 버텨내곤 했다.
"마크가 예지 베스트 게임 중 몇 등이야?"
"마크? 아마 4등."
1~3등이 더 있어 당황했지만 가까스로 티를 내지 않았다. 이어서 게임 목표, 방법, 성공과 실패 기준, 지금까지 성과, 초보와 숙련자 차이 등을 잇달아 물었다. 게임보다 친절한 네가 내놓는 답이 훨씬 흥미로웠다. 어쨌든 30분 동안 신나게 게임을 설명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진짜 재밌겠네. 4등 할 만하네. 아빠도 해보고 싶다. 다음에 또 설명해 줘. 1·2·3등도 궁금하네. 그리고 오늘은 좀 쉬고."
"네!"
너는 스마트폰을 놓고 나서야 가까스로 숙제를 떠올리며 방으로 뛰어갔다. 언제까지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아빠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