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이예지 양
아빠를 우주만큼 사랑한다고 했을 때 잠시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네 앞에서 항상 바닥이던 자신감이 우주만큼 치솟더구나. 우주라니, 우주라니! 측정할 수 없는 거대한 세계가 손에 쥔 것처럼 살가워졌다. 그리고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모진 불행은 대체로 드물게 좋은 카드를 쥐었을 때 시작되기 때문이다. 너무 들뜬 나머지 기어이 선을 넘는 도발을 하고 말았다.
"우주만큼? 그러면 엄마는?"
"엄마요? 엄마는 우주보다 더 사랑해요."
미처 '더(more)'를 생각해내지 못했다. 딱 한 글자면 우주조차 으뜸이 아닌 버금으로 줄 세울 수 있구나. 그 '더' 만큼이 네 세상에서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아빠와 엄마 사이 간격이다. 이인자가 일인자를 함부로 넘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