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이예지 양
단둘이 외출은 처음이었다. 조심스레 선택한 경로는 집과 가까운 놀이동산, 놀이동산과 가까운 미술관이었다. 아빠 앞에서 늘 수줍던 너는 마음껏 웃고 놀라며 뛰어다녔다. 네 표정을 남보다 많이 알지 못했구나 싶어 부끄러웠단다.
엄마는 느닷없는 부녀 외출을 치켜세웠다. 고단한 육아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았나 보다. 너에게 나태했던 일상을 잊고 잠시 으쓱했다.
그날 저녁 너는 기침할 때마다 작은 몸을 웅크리며 골골거렸다. 꺅꺅거리며 트램펄린에서 한참 뛰어올랐던 모습이 떠올랐다. 말리기는커녕 마냥 흐뭇하게 지켜봤던 안일한 감상을 후회했다. 퀭한 네 눈을 마주하니 도망치고 싶었단다. 좋은 아빠 노릇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저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