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착해서 안 돼

여섯 살 이예지 양

by 이승환

유치원에서 7살 오빠들이 괴롭혔다는 말을 당황하면서 듣고 그렇지 않은 척 물었다.


"괜찮았어? 어떻게 했어?"

"나도 일곱 살 되니까 그러지 말라고 했어."


예상보다 대응이 알차고 야무졌다. 그 녀석들이 여덟 살이 돼도 괴롭히면… 그때 또 고민하자. 어쨌든 네 고발을 접하자 들어야 할 이야기보다 이미 들었던 이야기들이 난잡하게 떠올라 판단을 방해했다. 대부분 뉴스로 접했거나 온라인에 떠돌았을 그런 얘기들이 훨씬 험하고 살벌해 더 그렇다. 네 말투와 표정을 종합하니 심각하게 대처할 상황은 아닌 듯했다. 그제야 같은 반에 또래보다 유난히 덩치가 크고 힘이 세다는 한 남자아이가 떠올랐다. 앞으로 그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면 어떨까.


"안 돼. 걔는 너무 착해."


나쁜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여성 동지들을 아주 조금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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