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

아홉 살 이예지 양

by 이승환

시장에서 생선 손질 모습을 본 네가 꽤 충격을 받았다고 들었다. 엄마가 생선구이를 반찬으로 내놓았더니 움찔하던 너는 기어이 눈물을 흘렸다. 갑자기 생선을 애도하는 네 앞에서 엄마는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다.


원래 동물은 서로 먹고 먹히는 것이라는 생물학적 접근은 무난하지만 평범했다. 맛있는 음식이 된 생선은 다른 동물로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환생론도 끌어들였는데 종교적이지 않은 집안에서 통할 리 없는 방식이었다. 아빠조차도 이 상황을 넘길 뾰족한 수는 없었다. 그저 이번 일로 생선 섭취를 끊는 일이 없기만을 바랐다. 가까스로 눈물꼭지를 잠근 너는 젓가락을 들어 생선구이를 입에 넣더니 다시 울며 이런 풍평을 남겼다.


"그래도 맛은 있네. 다음에는 꼭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거야."


그렇게 식사와 애도는 조금 더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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