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

아홉 살 이예지 양

by 이승환

다쳤던 머리를 요술램프처럼 생각하는 게 아닐까. 네가 머리를 조심스럽게 문지르면 대부분 요구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아챈 듯하다. 언제든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아도 되는 특권은 사실 마법과 다를 게 없다. 우리 집 알라딘에게 그 마법 같은 특권을 쉽게 포기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먹기 싫은 반찬을 앞에 두거나 미뤄서는 안 될 숙제를 해야 할 시점에 너는 목소리에 힘을 더 빼고 말했다.


"엄마, 머릿속이 흔들려요."


이 주문은 소리가 작을수록 위력이 커졌다. 엄마와 아빠는 몇 분 전에 TV 예능을 보면서 깔깔거리고 뒹굴던 아이를 애써 잊기로 했다. 적어도 6개월 정도는 요술램프 마력은 유지되지 싶다. 어쨌든 진짜 아픈 알라딘은 물론 그렇게 아파 보이지 않는 알라딘이라도 지니들에게 의심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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