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이예지 양
갑자기 앞집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일상에서 벗어난 소음에 너는 주저하면서 현관 근처를 맴돌았다. 문을 열어젖힐 용기도, 호기심을 억누를 강단도 없어 보였다. 사부작 다가와 무슨 소리냐고 묻는 말에 당장 할 말이 없더라. 정보가 없기는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글쎄, 손님이 왔나?"
"손님? 택배?"
어쩌다가 손님은 곧 택배가 됐는지 모르겠다. 문득 홈쇼핑 채널에 한참 붙들려 눈을 떼지 못하던 엄마 모습이 떠오르기는 했다. 제품을 기어이 떠안기는 그분들 말솜씨는 늘 부러우면서 두렵다. 어쨌든 택배는 손님이 맞지만 손님이 택배인 공식은 곤란하다 싶었다. 물론 엄마에게 이런 상황을 따질 용기나 강단 같은 것을 아빠에게 기대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