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이예지 양
선생님이 프린트해 준 문양에 색칠을 했다며 보여주는 알록달록한 그림이 참 예쁘고 신기했다. 색 배치도 잘 어울렸고 굵은 선을 벗어나지 않은 단정한 색칠에서 야물딱진 손끝도 보였다. 그렇게 흥미롭게 들여다보고 있는데 너는 슬쩍 그림을 뒤로 감추며 물었다.
"아빠, 내가 무슨 색을 제일 적게 썼게?"
"글쎄."
"보기 불러 줄게.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갈색, 하늘색, 검정색."
일단 그렇게 많은 색을 썼는지부터 애매했다. 이 정도 난이도면 문제를 미리 알고 그림을 봤더라도 정답을 맞히기 어려웠겠다 싶었다.
"갈색?"
"아니, 많이 썼는데."
"모르겠네."
"하얀색. 문양을 색칠하면서 하얀색을 쓸 필요가 없었거든."
무슨 색을 얼마나 썼는지 애써 셈하지 않더라도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맞힐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훌륭한 출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하얀색을 보기에서 뺀 이유는 모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