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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온 Dec 31. 2021

의자의 이사

(7)



이사를 갔다.

지지난 이사 때 세트로 산 의자 둘,

지난 이사 때 버리지 못한 의자 하나,

이사가 잦았다. 

둘이 아닌 하나가 늘어났다.

뼈대를 드러내는 사물들

십 년 세월은 기본인 의자들

어울림 없이 거기에 있었다. 

폐기물 스티커를 사서 붙였다. 

그동안 신세 많이 졌어요.     


새벽부터 부슬비가 내렸다.  

이사 가는 의자에게 안녕을 바랐다. 

새 의자를 샀다.

쿠션으로 된 철제 의자였다.

나무의 건실함을 좋아했다.

낯섦을 구입한 이유는 지겨움이 아니었다.

실은 아주 오래된 무의식이었다.    

공간의 간질거림도 잠시,     

금세 익숙해질 거예요.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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