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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온 Jan 08. 2022

불투명한 아이들

(11)


산성비가 내려앉은 밤공기

비닐을 벗긴 채 묶지 못한 방바닥

이름 없는 빈병,

기름 젖은 종이 무덤,  

가출했다 들어온 아이들

찾을수록 투명해졌다



그날 밤에도 꿈을 꿨다

낳은 적 없는  아이가 나왔다

생경한 목소리로 말하길,

감싸주고 나면 어디로 가는지 물었다

아이의 손을 맞잡고 몰래 역사를 묻었다

불 아래로 숨어 드니

현관에 다리를 겹친 아이들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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