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잔

캐치볼

by 약속의 땅


먼지가 걷히자

너는 조용히 글러브를 꺼냈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공이 오가고

우리 사이 거리는 멀어졌다

그만큼 자란 너는

이젠 묵직한 속도로 내 손에 닿는다


공의 길은

한 번도 같았던 적이 없었다

길게, 낮게, 빗나가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는

늘 다시 찾아

다시 던졌다


살다 보면

방향을 잃는 날도 있겠지

괜찮다

다시 던지면 되니까

다시 찾으면 되니까


오늘 너의 공은

외갓집 가는 길처럼

가볍고 기쁘게 날아왔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