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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at on the boat Mar 21. 2023

무지한 자의 변명

<나는 하늘에서 파도를 본다_산문>

"나는 무지에 있어서라면 지식인이요, 탐구자요, 지혜와 논리를 사랑한다네.

그리하여 나의 말을 지적하고자 하는 당신께 오답인 것인지조차 모르는 나의 어리석음은

도리어 상패가 되어버릴 것임을 기억하라 말하겠네.


먼저, 나는 두 가지 물리를 알고 있네.

하나는 연구의 대상이요, 다른 하나는 본능의 대상일세.


이는 역설을 파생하는데,

마치 행복이 무언지 모르는 아이가 가장 행복해하곤 하나,

행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행복해할 줄 모른다는 것이 그중 하나요.


그러한 의미에서 지식이 무언지 모르는 나의 견해가 타당하게 됨은

무지함이 헛되지 않음을 알 수 있소.


그렇다면, 어찌하여 삶이란 것은 가장 필요한 것을 가장 쉽게 앗아가는 것인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한쪽으로 기운 것이 반대되는 것을 야기하듯,

그대는 단지 사라진 것이 아닌 원래 없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오.


또 하나,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은 조금 다른 것처럼 보이곤 하는데,

이는 논리적 물리와, 본능적 물리의 결과로 보이네.


예를 들어 그대가 고통을 몰랐더면,

표면적으로는 그대가 고통을 겪어 본 적 없는 행운아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는 실로 그대가 행복에 대해서 무지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네.


고통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사고는 예기치 않게 벌어진다네.

행복도 그러하다면 좋으련만.


행복은 좇아도 결국에는 좇을 수 없으며,

고통은 쫓으려 해도 결국에는 쫓을 수 없네.


그대가 행복한 적 없다면 행복하지 않은 것이며,

그대가 고통받은 적 없다면 행복하지 않은 것이고,

또한 아직까지 그대가 이따금씩 행복하다면,

그대는 행복이 무언지 잘은 모르는 것일 터."


무지한 자는 독약을 바닥에 뿌린 채 무덤으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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