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운동하는 엄마, 운동하는 공부방!

부모와 자녀의 성장기, 사춘기!

by 고백맘

사춘기 전문가 안정희 선생님은 저서 '사춘기 자존감 수업'에서 "사춘기! 지금이 기회다. 부모와 자녀 모두 성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라고 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사춘기 아이들로 구성된 공부방을 운영하는 선생님으로 나의 성장은 곧 아이들의 성장이었다.


“저는 50이 넘었고, 암 환자지만 육아도 하고, 가장으로, 치매 환자까지 돌보는 빡빡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들과 상담할 때 나를 이렇게 소개한다.

하나씩 거쳐도 힘든 일들이 한꺼번에 뒤섞여 찾아왔다. 아프지만 일하고 병구완하는 ‘힘든 삶’을 사는 자신과 ‘10년 전’을 비교하여 ‘성장한 엄마의 스토리’를 들려준다. 여러 형제도 있는데 혼자 모든 책임 껴안고 동동거리며 사는 자신을 애처롭게 보는 사람들에게 결정타도 날린다.


“엄마가 자라니, 아이도 자랐다.”라는 말을 한다.

아프니까, 돈이 없으니까, 늙은 엄마니까 등 매 순간 걸림돌이 됐을 요인이 ‘못 할 이유’가 되지 않고, ‘배움과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 이제는 신랑에게 “날 키워줘서 고마워”라고 너스레도 떤다며 당당히 소개한다.


또, ‘같은 듯 다른 치매와 육아’에 대해 한참 설명하면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다. 매일 추억과 사연으로 넘쳐나니 풀어낼 말이 많고,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해 읽을 수밖에 없다고. 내가 바쁘게 열심히 사니 아이도 내 모습을 따라 자기 삶에 충실히 살고 있다. 옆에서 닦달하거나 감시하고 불안해하지 않는다.


공부 하나 잡고, 중요한 모든 것을 놓치는 어리석은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소망까지 비친다.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니 그 노력이 내 새끼뿐 아니라 다른 집 아이까지 잘 키우고 엄마들의 신망까지 얻은 셈이다. 되돌아보고 받아들이고 견뎌내니 이것이 삶의 에너지가 되고 선순환되어 결국 나에게 돌아왔다.


공부방에서 운동을 시키는 이유 또한 아이러니하다. 운동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안 하고, 못 하고 있다가 건강을 잃었다. 아이들 잘 키우려고 갖은 노력 다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을 놓쳤다. 큰아이는 마음이 불안해 흔들려 공부를 못했고, 작은 아이는 자신의 생명줄과 같은 엄마를 몇 달씩 못 보는 위기도 느꼈다. 뒤늦게 건강도 챙기고, 힘없고, 나약한 나를 키우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운동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워도 더워도 운동장에 나갔고 등산했다. 몇 년째 하니 삶의 모든 근육이 키워졌다. 체력도, 마음도 단단해져 끄떡없다. 이제는 운동 안 하면 불안하고, 하면 그날 숙제 하나 끝낸 기분이다.


이렇게 ‘운동하는 엄마’, ‘운동하는 공부방’으로 거듭나기까지 그 시작은 실패를 딛고 일어서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세상과 부딪치며 마주한 한계를 하나씩 넘으며 나를 알아갔고 엄마로서 선생님으로서 자리를 지켰다.


“고맙다, 감사하다”

신랑, 아이들, 어머니들, 그리고 치매 환자에게까지 매일 듣는 말이다. 시곗바늘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허덕거리는 나를 부여잡고 용기를 준 말이기도 하다. 이제는 나를 알려 힘든 누군가에게 아무도 건네지 않은 손을 잡아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