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바늘을 꽂고 손잡이를 돌렸어
서서히 그려지는 원은 안전해
조심스레 빈 자리를 찾으면 겹치지 않게 그릴 수 있지
원을 많이도 그렸어
내 것을 알아보려면 표시를 해야 했지
다른 원이 덧씌워지는 건 참을 수 없어
나도 그들의 영역에 침범하진 않거든
손으로 그린 원은 못생겼어
모난 건 원이 아니야
난 아직 컴퍼스를 버릴 수 없어
동그랗게 원을 그리다 보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바늘 때문에 상처가 많이 났어
난 여전히 컴퍼스를 버리고 싶어
컴퍼스가 부러졌어
어쩔 수 없었어
고치지는 않아도 돼
내가 그런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