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맥주' 다 보겠네. 3편
삿포로는 일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맥주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의 최북단 삿포로 지방에서 탄생한 맥주로써 1876년에 탄생했습니다. 하이네켄과 비슷한 시기에 탄생했다고 생각하니 일본이 얼마나 서양의 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였는지 새삼 실감이 나네요.
삿포로의 별은 그 옛날 일본에서도 미개척지였던 훗카이도의 거친 들판을 일궈낸 개척자의 혼과 정신을 상징합니다.
노란 별의 다섯 개의 꼭짓점은 각각 향, 거품, 맛, 목 넘김, 피니시를 나타냅니다.
삿포로 맥주는 이 다섯 가지의 완벽한 균형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맥주의 원료를 상징하던 양조사의 별과는 다르게, 이미 완성된 맥주의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 집중했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그만큼 삿포로는 맛과 품질에 대한 남다른 고집이 있는 브랜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187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태생.
[1876년에 무슨 맥주 경진대회라도 있었나요.. 삿포로도 그렇고 이 친구도 그렇고.. 나중에 조사를 해봐야겠네요]
에스트렐라 담은 스페인어로 '별'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맥주를 처음 만든 브루어의 성 Damn을 따서 네이밍을 했습니다. 담이 만든 별난 맥주 정도 되겠군요.
사실 엄청 오래된 역사에 비해서 그닥 재미있는 스토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상, 이름 자체가 별인 맥주였습니다.
이 맥주에 대해서는 할 말이 조금 있네요.
빈땅. 인도네시아의 국민 맥주이며 최근에는 한국에도 하이네켄코리아를 통해서 공식 수입 유통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어...? 잠깐!!!
이 친구 이거 하이네켄코리아에서 수입을 해서 그런지 하이네켄 로고 디자인과 너무 닮아 보이지 않나요? 기분 탓이 아닙니다.
그 이야기를 지금 들려 드리겠습니다.
빈땅의 뜻은 인도네시아어로 말 그대로 별입니다..[이 친구 역시...] 그런데 사실 맥주 빈땅의 이름은 빈땅이 아니었습니다.
1929년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에서 NV Nederlandsch Indische Bierbrouwerijen 이란 이름으로 창립된 회사였습니다. 그 뜻은 네덜란드령 인도네시아의 맥주 양조장 정도로 해석하면 좋겠네요.
처음 이 회사에서 만든 맥주의 브랜드 네임은 빈땅이 아니라 Java Bier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1936년 네덜란드의 국민 영웅 맥주 하이네켄이 이 회사의 최고 주주로 등극합니다. 인도네시아 본진에서 하이네켄을 생산 유통하겠다는 계획이었죠.
그런데 2차 세계대전이란 대환장의 시국 때문에 하이네켄의 비즈니스도 활발히 이루어지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하기 전인 1947년까지 제대로 된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았죠.
전쟁이 끝나고 평화의 시기가 도래하자 하이네켄 기업은 다시 한번 자신들이 최고 주주인 자바비어에서 하이네켄 생산을 재가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 이번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각 지역의 비즈니스를 통제하는 갑질을 시작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다시 한번 하이네켄의 맥주 생산은 중지됩니다.
정부의 갑질 때문에 최고 주주인데도 하이네켄은 자신의 이름을 달고 맥주를 생산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슬픈 전설이 조선땅의 홍길동만은 아니었습니다. 이거슨 당시에 전세계적인 트렌드였던 거십니다.]
때문에 하이네켄은 고심 끝에 자신들의 네이밍을 포기하고 새로운 맥주 브랜드를 만들어서 인도네시아에서 맥주 양조 사업을 시작할 수 이었습니다. 그때 만든 맥주의 이름이 바로 빈땅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빈땅은 인도네시아의 국민 맥주이기는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독자적인 맥주가 아닙니다.
하이네켄의 인도네시아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최근 국내에 공식 유통되고 있는 오리온 맥주는 오키나와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이름을 변경한 이유는 두 가지 정도 일 것 같습니다.
첫째, 국내 식품기업 오리온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맥주에서 초코파이 맛이 날 것 같은...)
둘째, 최근 일본의 오키나와 지역이 국내 여행객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점을 활용하여, 친숙한 지역명을 사용해 판매를 높이려는 전략.
아무튼 국내에서 보는 오키나와 맥주의 정식 명칭은 오리온입니다. 그리고 오리온의 뜻은 오리온 별자리입니다. 그렇기에 오리온 맥주가 별을 사용하는 이유는 역시나 양조사의 별과 상관이 없습니다.
오리온 맥주는 처음 맥주 이름을 지을 때 지역 주민들에게 네이밍 공모전을 활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리온'이란 이름이 채택되었죠.
우선 오리온 별자리가 남쪽에 위치했다는 점과, 오키나와 섬도 일본의 남단에 위치해 있는 공통점이 잘 맞아 떨어졌고, 별이 내포하고 있는 꿈과 영감이란 의미와도 잘 어울려서 오키나와의 지역 맥주는 오리온이 되었던 것입니다.
오리온 로고에 별의 개수가 세 개인 특별한 이유도 있습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미국의 공군은 오키나와에 주둔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 공군의 군복에는 쓰리스타 엠블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리온 맥주의 브랜드에 있는 세 개의 별은 미 공군의 군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라고 하네요.
*참고 출처
삿포로 노란 별의 의미를 찾아서 <다양한 세계 맥주 로고>
http://indonesiaexpat.biz/travel/history-culture/bintang-anyone/
오리온 맥주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