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하루 리뷰
오늘의 비어스픽 북리뷰는 문학동네의 미녀 마케터 지문희 님께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주신 글로 대신 하도록 하겠습니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귀찮아서가 결코 아님을 단연코 기필코 지아코 개코 밝히겠습니다.
취향이 있는 사람은 참 반짝이는구나,라는
생각의 단상을 따뜻하게 품고 가는 밤.
책과 맥주를 좋아한다는 단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모인
나이도 직업도 느낌도 모두 제각각인 열명의 어른들이 모여
아이처럼 웃고 떠들고 시간을 잊고 마냥 머물렀던
비어스픽의 두 번째 책맥모임.
이날은 특히 아름다웠던 장면이 많았던 것 같다.
어린아이같은 반짝반짝 호기심으로
조심조심, 이색적인 맥주 한모금을 꿀꺽하고 마실 때.
두근두근, 취향의 다름을 밝힐 때의 발그레함.
‘다름’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해질 때 뭉근하게, 말랑해지는 감정의 순간.
처음 책맥모임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책소개도 하고 맥주소개도 한다면 둘 중 하나가 재미없으면 어쩌지? (*역시 책을 다 읽고 오실까? 책을 재미없어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가장 컸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책과 맥주를 동시에 좋아하는 정현마케터님 덕분에 이 둘이 이토록 한짝이었구나,라며 끝도 없이 빠져들었다. 어어 하다보니 다섯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비어스픽 진수대표님과 고첼님의 맥카터와 3M테이프의 명진행도 한몫했는데 묘하게 기승전결이 맞았다. 대단한 2인조.)
책과 맥주의 만남이라니,
책 읽으면서 마시기 좋은 맥주를 추천해주는 수준인가?
싶은 분에게는 정말 그정도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번 독서모임책은 호불호가 있었지만
(누가뭐래도) 오쿠다히데오가 떠오르는
다쓰라 아스코의 <멋진 하루>!
영화 <멋진 하루>에서 하정우가 연기한 도모루. 바로 그 캐릭터. 한량 같아 보여도 시종일관 ‘최고로 행복한 얼굴’을 하며 주위에 있는 모든 여자들의 자존감 뽕을 넣어주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여기에 정현마케터님이 페어링한 맥주는 바로 #뽀할라 프란츠라우어 베르그(이름만으로도 이곳 아니면 평생 몰랐을...)
라즈베리와 유당이 첨가된 맥주로, 요거트향과 부드러운 목넘김이 참 신기하고 맛있었다. 톡톡 튀고 때로는 씁쓸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부드럽게 감싸며 분위기를 이끄는 도모로와 정말 잘 어울렀고!
한모금, 두모금 마실수록 어느새 소설 문장을 마시는 기분이 들 정도로 ‘최고로 행복’했다. 이밖에도 소금과 특별한 향신료를 가미했다는 ‘고제’ 스타일 맥주와 ‘훈제향’이 나는 맥주까지. 이색적인 맥주와 콘텐츠가 제대로 녹아든, 참 특별한 경험, 아무리 생각해도 ‘가져가는’ 행사다.
그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책을 읽으며 맥주를 마시는 이유!
남들 앞에서 속이야기를 하기에는 쑥스럽지만 소설 속 캐릭터의 상황을 씹고 뜯고 맛보고 응원하다보면 캐릭터와 겹치는, 소설같은 내 일상과 추억과 상처가 묘하게 어루만져지는 기분이 든다.
우리는 책을 ‘함께’ 읽고, 나누고 감상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딱딱하게 굳어져있던 어깨를 풀고 날선 주장은 내려놓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 시간들이 쌓이면 나와는 다른 취향에도 유연하게 받아들일 여유가 생기고 말랑해진 근육으로 미세먼지같은 스트레스는 튕기며 나만의 취향 한알을 반짝,하고 만들어낼 수 있다.
말랑~말랑이라니!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떠오르네.
곶감은 통풍이 잘되는 곳에 매달아두고 자주 손끝으로 꿈질꿈질 주물러야 달디단 맛을 가질 수 있다고. 우리도 소설과 맥주를 통해 굳은 미간은 풀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쓰디쓴 인생의 순간에 딱 필요한 달콤하고 말랑한 곶감같은 취향을 알알이 줄로 꿸 수 있지 않을까.
이제 12월 딱 한번 남았다. #그겨울의일주일
회사분들에게도 추천하고 두번추천하는 책맥모임.
신청은 #비어스픽 페메로!
Written by 지문희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