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시외버스만큼 저렴한 이동수단
2박 3일 일정으로 파리의 호텔을 예약했다. 이동수단을 결정해야 할 차례다. 유럽 내 도시 간 이동에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다. 로마에 사는 여행파트너, 벨루치언니의 경우는 파리까지 비행기를 타고 오기로 했다. 나는 파리에서 비교적 멀지 않은 벨기에에 거주하기 때문에 비행 편 자체가 없다. 저렴한 비행 편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 들은 바르셀로나 여행기에서 썼던 "환불만 잘해주면 혜자로운 라이언에어"편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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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편을 제외하면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1. 자가용 운전- 내가 사는 곳에서 5시간 정도가 걸린다. 여행 시작부터 스스로 운전을 해서 가다니, 피곤 그 자체다. 주차비용도 만만치 않으므로 탈락.
2. 기차 -빠르고 쾌적하나 유레일 패스 소지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터무니없이 비싼 금액이다. 특히나 26세 이상이라면 유럽에서 국제선 기차를 타는 것은 무지막지하게 비싸다. 찾아보니 파리까지 왕복 27만 원가량 (180유로) 든다. 월급루팡이 기차표라니, 절대로 안된다. 이것도 탈락.
3. 장거리 버스- 유럽 도시 간 연결편도 잘 되어 있고, 무엇보다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장거리 버스로 파리에 가기로 결정했다. Flixbus로 앤트워프에서 파리까지 (340km) 예약을 했더니 36000원가량 (23유로) 나왔다.
저렴한 장거리 버스 회사로는 flixbus와 BlaBlaCar가 있다. 비행 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여행비용을 아끼고 싶거나 비행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싶다면 추천한다(공항까지 제시간에 도착하여 기다리는 것도 피곤하거니와, 비행을 하면 차나 기차로 가는 것보다 훨씬 피곤한 것이 사실이다). 단점은 비행 편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한국의 시외버스처럼 노선별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고, 수요에 따라 가격이 변화한다.
독일에 본사를 둔 장거리 버스 회사로 유럽 내, 1000개 이상의 도시로 운행한다. 유럽 내, 말이 필요 없는 원 탑 장거리 버스회사. 12시간 이상 가는 초 장거리 밤 버스도 있다. 밤에 타서 자고 일어나면 아침에 도착. 숙소비와 이동비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다. 초장거리 버스는 버스 내 화장실 있음.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장거리 노선 버스와 카풀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장거리 버스회사로 보다 가격이 flixbus 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
웹사이트에 가서 출발도시와 도착도시를 고르고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이메일로 전자티켓이 도착한다. 출발지 정류장의 주소, 도착지 주소가 티켓에 적혀 있으니 그곳에 잘 보고 찾아가면 된다. 버스에 타기 전 QR코드를 버스기사에게 스캔하도록 하고 탑승한다. 좌석이 지정되어 있으니 본인 좌석을 잘 찾아 앉아야 한다.
자가용으로 운전해서 가면 5시간, 장거리 버스를 타도 5시간 30분. 교통체증을 내가 직접 운전하며 겪지 않아도 되고, 주차지옥인 파리에서 주차공간을 찾지 않아도 되니 이것이 얼마나 이득인가. 혹시라도 가격이 싸서, 버스 내의 상태가 별로일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버스내부는 깨끗하고, 에어컨도 빵빵하고, 자리마다 USB 충전단자도 있다.
다만 내가 촌스럽게 차멀미가 좀 심해, 버스 출발 전에 멀미약을 챙겨 먹었다. 아침 5시 20분 차를 탔더니 피곤해서 잠도 잘 온다. 멀미약을 먹고 한숨 푹 잤더니, 벌써 파리 외곽에 도착해 있다. 혹시라도 한국에서 멀미약을 안 가져오신 분이 계시더라도, 유럽사람들은 멀미를 안 하는 것이 아니니 유럽 약국에서도 살 수 있다. 약국에 가서, "카식 필즈, 플리즈 (Carsick pills, please)".라고 하면 알아서 알아들을 것이다.
지난 바르셀로나 여행에서처럼 배낭하나에 핸드백 하나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할 때는 요술가방처럼 말만 하면 다 나오도록 오만가지 것들을 들고 다니지만, 혼자 하는 여행은 단출하게 배낭하나 매고 가는 것을 선호한다. 바퀴 달린 슈트케이스도 끌고 가기 힘들다. 기동성은 배낭이 최고다.
우리가 예약한 몽마르트 근처의 호텔에서 벨루치언니와 만나기로 했다. 이제 지하철을 타고, 호텔까지 가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