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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코더 Jul 06. 2021

"0"과 "1" 그리고 왼쪽 눈꺼풀

한쪽 눈으로 만들어낸 책한 권,깜빡임으로 만들어 내는 컴퓨터

*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해당 브런치에 남김 글은 초고입니다. 완성된 작품은 해당 "오늘부터 IT를 시작합니다."로 출간하였습니다!!

구매하여서 완성된 글을 종이책의 정감과 편안함으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1417594


"한쪽 눈을 뜨고, 감다"



“비록 내 몸은 자유롭지 못하게 갇혀있는
‘잠수종’과 같을지라도,
나의 영혼은 또 다른 자아를 찾아
‘나비’처럼 비상한다.”

- 영화, 잠수종과 나비 - 


 락트인 증후군 (locked-in syndrome)은 무서운 질병입니다. 의식은 존재하나 전신 마비로 인하여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외부와의 소통이 불가하여 '감금 증후군'이라고도 합니다. 혼수상태와 비슷해 보이지만 대뇌와 소뇌는 정상이며, 뇌간의 일부가 손상을 입어 뇌와 몸의 대화가 끊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잡지 ‘엘르(ELLE)’는 전 세계 60개국의 발행되는 최대 규모의 패션잡지입니다. 이 거대한 출판사의 편집장 '장 도미니크 보비(Jean-Dominique Bauby)'는 화려한 삶을 살아갑니다. 어느 날 운전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뇌졸중이 찾아오고 그리고 온몸이 마비됩니다. 그리고 정신은 살아있지만 몸은 잠겨버린 락트인 증후군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신체 중 유일하게 왼쪽 눈꺼풀만은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장 도미니크 보비는 한계에 굴하지 않고, 세상과 소통할 방법을 찾습니다. 바로 책을 쓰게 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리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친절한 대필가 '클로드'와 함께 글을 써 내려가기로 합니다. 움직일 수 있는 한쪽 눈으로 글을 쓰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프랑스 알파벳을 읽어주면, 원하는 철자가 있을 때 눈을 깜빡거립니다. 이때 알파벳의 순서는 효율적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E, S, A로 시작합니다. 그렇게 집필은 시작되고 15개월 동안, 120만 번의 깜빡임 끝에 130여 페이지 분량의  "잠수종과 나비(Le Scaphandre et le Papillon)"라는 베스트셀러가 출간하게 됩니다. 




"0과 1"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재밌는 상상을 합니다. 두 개의 숫자로 모든 데이터를 표현하는 방법을 고안합니다. 바로 '이진법'입니다. 이 방법은 현재의 컴퓨터를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통신 방법이 되었습니다. 이 두 개의 숫자는 명확합니다. 거짓 혹은 진실, 스위치가 켜져 있거나 꺼져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 전기가 통하는 한 줄의 케이블이 있습니다. 한 개의 선으로 데이터를 통신하는 방법은 전기가 흐르거나 않거나 두 가지 상태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친절한 대필가 컴퓨터


출처 : 아티스트 somi


 출판사 직원 '클로드'처럼 컴퓨터는 '친절한 대필가' 역할을 합니다. 0과 1로 된 데이터를 이해하고 데이터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진법으로 보내온 두 개의 신호를 규칙에 의해 필요한 정보로 변환합니다. 이렇게 컴퓨터가 이해하는 데이터를 전문적인 용어로 '기계어'라고 표현합니다.  장 도미니크 보비가 책을 쓰는 과정과 처럼 두 개의 신호뿐이 주지 못하는 왼쪽 눈꺼풀의 깜빡임을 알파벳 철자로 바꾸어서 정보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대필가 컴퓨터는 기계어를 해석하는 일을 해냅니다. 


 눈을 뜨고 감는 방법은 매우 느리지만, 전기 신호의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1초에 수 억 번의 0과 1을 처리하는 연산이 가능합니다. '잠수종과 나비'의 책을 데이터로 변환한다면 약 5MB 용량 정도가 됩니다. CPU가 이를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깜빡임의 횟수는 약 '40,000,000번'입니다. PC가 이런 과정을 처리하는 시간은 1초 미만입니다. 1년이 넘게 걸린 작업을 이진법과 컴퓨터는 1초 만에 가능합니다. 


 IT의 발전도 전기가 통하는 '하나의 선'이라는 제한적인 상태에서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방법을 찾아냈고, 현재는 0과 1이라는 단 두 개의 데이터를 사용해 3D 게임부터, 인공지능을 까지 현실에 있는 모든 것을 표현하고 넘어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초적이지만 가장 화려한 기술은 0과 1입니다. 




IT란?
잠수종과 나비처럼
0과 1로 이루어진 컴퓨터, 
정보를 만들고 데이터를 가공하는 인간의
공존 관계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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