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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코더 Nov 22. 2020

저녁 서재의 글쓰기 환경

저녁 작가의 글쓰기 도움을 주는  의자, 재즈, 프로그램

학교 책상을 사용하는 전교 1등




 고등학교 시절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방안에는 신기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나무책상과 나무 의자가 그대로 방안에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이유를 묻자 친구는 "여기서 하면 공부가 더 잘돼"라고 하며 의자에 앉아 익숙하게 책을 꺼내 공부하는 시늉을 보여줬습니다. 10년 후에도 그 친구 집에 놀러 가면 여전히 나무 책상과 의자가 한쪽에 놓여있고, 지금은 노트북이 책을 대신해 놓여 있습니다. 비싸고 넓은 고급진 사무용 책상도 있지만 여전히 이 오래된 책상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저녁 작가에게는 회사 책상 다음으로 많이 앉아 있을 공간이 바로 저녁 서재입니다.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어딘가 착석해서 타자를 치거나 펜을 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퇴근하자마자 집에 와서 기계처럼 글을 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제야 습관이 조금 베어서 매일 저녁에 9시부터 12까지 앉아 글쓰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 길러진 거 같습니다. 제가 집중력이 높거나 글을 짓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건 더 아닙니다. 나름의 여러 방법은 고안하고 시행착오 끝에 환경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제가 저녁 서재를 만들 수 있었던 방법을 소개할고 합니다.


1. 의자

평범한 의자 - 출처 : 쿠팡

 허리는 현대인에게 익숙한 질병입니다. 한국인 80%가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저 역시 10년 넘게 개발자를 해서 그런지 특별한 병이 있지는 않지만 허리 건강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가끔은 추나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고는 합니다. 


 처음 저녁 서재에 앉았을 때 가장 큰 변수가 허리 통증이었습니다. 회사부터 대중교통까지 10시간 이상씩 앉아 있던 허리가 집에 있는 의자에 앉게 되면 꼬리뼈부터 통증이 시작되고는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비싼 명문 축구 클럽 로고가 박힌 의자를 사서 사용도 해봤지만 여전히 무리였습니다. 평범한 토요일 점심 연남동 카페에 글쓰기를 하러 갔을 때 하얗고 목받이 없는 아주 평범한 의자에 앉았습니다. 허리를 잘 받쳐주는 라운드 된 등받이 그리고 적당한 쿠션의 볼륨감까지 반해, 모델명을 적어가 주문을 하였고 지금은 30만 원짜리 게이밍 의자는 창고에 처박아 두고 6만 원짜리 의자를 사용 중입니다 


 오랜 시간 앉아 있기 위해서는 나와 맞는 의자가 필요로 합니다. 비싼 의자가 좋다기보다는 내 체형에 맞는 걸 찾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저녁 서재가 허리를 자극한다면 나에게 맞는 의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2. 재즈

마샬 스피커 - 출처 : 마샬 홈페이지

 저녁은 참 고요합니다. 도시의 잔잔한 백색소음과 적절하게 어우러져 집중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한국인에 대다수는 공통주택에 삽니다. 아파트, 빌라, 다세대 주택 등 머리 위와 발아래에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삽니다. 그래서 조용한 저녁은 오히려 이웃세대의 소리까지 잘 들리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열심히 집중하고 있을 때 윗집에서 쿵 뛰면은 글감도 쿵하고 머릿속을 떠나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녁마다. 마샬 스피커로 조용한 재즈를 틀어놓고 글을 씁니다. 유튜브에서 "재즈"라고 치면 나오는 수많은 실시간 재즈 라이브 중에 가사 없고 악기 수가 적은 음악을 선택합니다. 음악은 집중력을 향상해주고 지루하지 않게 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잡다한 소리를 끊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적당한 감성을 만들어줘 실질적은 글쓰기에 도움도 됩니다.


3. 글쓰기 프로그램

 

출처 : 에버노트

 에버노트는 제가 10년 이상 사용한 기록 노트 앱입니다. 처음 이 프로그램이 나왔을 때 유망한 어플 1위였던 기사를 보고 설치하여 사용한 게 지금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동기화와 편의 기능들이 최대 장점입니다. 저에게 이 온라인 노트를 쓰는 장점은 단 하나입니다. 글쓰기 습관이 묻머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쓸 내용이 없더라도 이상하게 에버노트를 실행하고 빈 노트를 생성해서 깜빡이는 커서를 보고 있으면 온갖 상상력과 생각들이 뇌를 자극합니다. 아마도 전교 1등의 나무책상 같은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녁 서재를 연구하세요


 그 밖에도 저의 저녁 서재를 받쳐주는 글쓰기 환경은 많습니다. 제로 콜라, 손크기와 맞는 마우스, 모니터 받침 대등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저녁 작가로서 좋은 글을 가장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들을 하나씩 찾아서 투자하고 시험합니다. 최근에는 태블릿을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여 노트북 활용성을 높여보고 있습니다. 한쪽 화면에는 에버노트를 다른 화면에는 크롬과 카카오톡을 사용하니 효율이 늘어나 계속 방법은 연구하고 있습니다. 


 천부적은 재능을 가진 작가들은 시장통에서도 좋은 글을 쓸 수 있겠지만, 우리처럼 일반적인 저녁 작가들은 이런 작은 정성들이 모여서 좋은 글쓰기를 완성해 나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각자 저녁 서재에서 어떻게 최대한에 효율을 낼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연구하고 좋은 방법은 서로에게 공유한다면 저녁 작가들에게도 좋은 작업환경이 만들어져 더 나은 작품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언제나 좋은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우리의 문화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오늘도 글 쓰는 저녁 작가의 모든 서재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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