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PC그룹의 SPL 평택 빵 공장 사고 기사를 보고 우울한 기분을 한동안 떨쳐내지 못했다.
사고를 당한 고인 분도 안타까웠지만, 그분의 동료들도 걱정되서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인 분의 시신을 동료들이 수습했다. 그들은 다음 날부터 아무 일 없듯 출근할 것을 강요받았다.
얼굴 마주하던 동료를 잃은 상실감, 자신도 그렇게 될 수 있었겠다는 공포, 실제로 그 현장을 본 데 따른 트라우마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푸르밀 전원 해고 사태도 심각하다. 일방적인 사업 종료라니. 푸르밀 직원이 마지막이라며 인터넷에 쓴 글에서 비통함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기업은 그런 감정을 헤아려주지 않는다.
ESG를 조금이나마 공부한 입장에서 허탈감도 든다. 경제 위기설까지도 나오는 상황인지라 다들 ESG는 뒷전이다. '이윤 추구'라는 기업 목표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 싶다가도 "이럴 거면 ESG 얘기들도 하지 말지"라는 생각도 든다.
ESG 하면 모두가 환경만 떠올린다. 그러나 S(사회), G(거버넌스)도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S에는 인권, 근로 조건, 고용 관계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ESG 모범생, SPC>라는 기사가 나왔다.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고 농가와 상생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ESG에서 환경만 중요한 게 아니다. 직원의 감정조차 헤아리지 않는 기업이 ESG를 한다고 말할 수 있나?
SPC그룹은 "모든 건 SPL의 단독적 지시였다"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물리적 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생산직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 시스템을 마련했다면, 적어도 사고를 목도한 동료들이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라도 받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