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쪼하 Jan 08. 2023

기습 질문을 받았을 때 대처법은?

쪼하의 부캐 이야기-방송 편(6)

최근 연합뉴스경제TV 방송에 출연했다. 생중계가 아닌 녹화 방송임에도 다소 걱정이 앞섰다. 그 분량이 한 시간이나 됐기 때문이다. 예전 KBS <시사직격> 때도 한 시간가량 방송을 진행했지만 당시는 내가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인터뷰에 응하는 방식이라 부담이 덜했다. 이와 달리 이번 방송은 이미 기사로 나온 내용들을 취합해 정리하는 것이다 보니 분량을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몇몇 패널들이 분량 미달로 고생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방송이 익숙하지 않거나 콘텐츠 준비를 미흡하게 해 왔을 경우 나타나는 문제다. 통상 진행자의 질문에 답을 하고 그것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네', '아니요' 같은 단답만 하게 된다. (진행자들이 제일 곤란해하는 경우다.


방송 전 주요 질문 몇 가지만 간략하게 나열된 질문지를 보니 걱정은 배가 됐다. 잠깐 숨을 고르고 나서 마음을 고쳐 잡았다. 방송 전문가들인 만큼 알아서 분량을 잘 뽑아낼 것이란 믿음이 생겨났다. 다만 방송국에서도 내가 그만큼 답변을 잘하리라 믿고 날 부른 것일 테니 그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을 정도로 준비해 갔다.


역시나 기우였다. 진행자 분들이 워낙에 전문가였다. 즉석에서 여러 가지 추가 질문을 적절히 뽑아주셨고 나는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질문에 답하면 됐다. 내 답변을 토대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흐름도 매끄러웠다. 


순조롭게 방송이 진행되던 중 '이더리움 중앙화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라는 질문이 나왔다. 역시나 전날 받은 질문지에는 없던 질문이었다. 어떤 이슈인지는 알고 있었으나 깊게 생각해보던 주제는 아니라 순간 말문이 막혔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우선 이더리움 중앙화 논란이 왜 터졌는지를 먼저 진단했다. 질문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잘 아는 내용을 먼저 답하면서 멘탈을 회복하고 머릿속에서 최대한 답변이 될 만한 내용을 찾아냈다. 


완전히 만족스러운 답변은 아니었으나 NG가 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는 넘어갈 수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나서야 좀 더 괜찮은 답변이 떠올라서 아쉬웠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에 방송 전에 그 부분을 한 번만 더 점검했더라면 전문가스럽게 답할 수 있을 터였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 그 아쉬움은 다른 날을 위한 교훈으로 삼기로 했다.  




방송뿐 아니라 면접에서도 이런 기습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이럴 때의 대처법은 크게 3가지다.


1) 방송이나 면접 전 질문에 대한 답변뿐 아니라 부연 설명할 내용을 최대한 많이 조사해놔야 한다. 기습 질문은 대체로 부연 설명할 내용 안에서 나온다.


2) 절대 긴장하지 말자. 기습 질문이라 순간 놀라겠지만 돌이켜보면 그전 질문들과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을 것이다.


3) 아는 내용부터 먼저 답변하며 시간을 끌자. 이미 준비를 어느 정도 열심히 해뒀더라면 적어도 그 기습 질문이 나온 배경에 대한 답이라도 내놓을 수 있다. 그 얘기를 먼저 푸는 동시에 머릿속에선 그럴듯한 답변을 찾아내자.  

매거진의 이전글 방송 중 사고가 발생한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