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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리나이 Dec 07. 2021

아프가니스탄을 궁금해 하지 않는 이유

공감과 위로가 와닿지 않는 이유


 올해 여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정복하고, 두려움에 떨던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은 카불 공항으로 달려가 떠나는 비행기 날개라도 잡아 보려다 추락한다. 이 뉴스는 세계에 전해 지고 많은 사람들은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안타까워하며 미군을 일찍 해체시킨 바이든을 향해 삿대질을 하기도 하고 마음 한편으로 추모를 하기도 하고 탈레반의 기조가 되는 이슬람 율법을 욕하기도 한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지금 아무도 그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대선 뉴스가 대부분의 신문사를 차지한 지금 아프가니스탄 관련 기사는 굳이 검색해 보지 않는다면 알기 어렵다. 어쩌면 당연한 순리 일 수도 있다. 신문사는 대중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일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코앞으로 다가오는 대선을 우선으로 보도할 수밖에....


 누가 세상에서 가장 큰 고난은 어떤 것이냐고 묻는 다면 '각자 자신에게 닥친 고난'이라고 대답한다. 이웃나라 어딘가에서 전쟁이 나고 탈출을 하다 죽는 일은 큰 일이지만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지 않는다. 다시 말해 아무리 큰 일이라도 '나'에게 닥 친일이 아니면 '나'의 지속적인 관심과 걱정을 받기는 어렵다. 같은 맥락으로 다른 아이가 큰 병에 걸려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지만 내 아이가 다친 것보다 속상하지 않다. 반대로 내 아이가 아픈 것이 다른 사람에게 같은 크기의 고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타인의 공감(이 맞을까?)과 위로가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생각을 곰곰이 해나가다 보면 '나'에게 닥친 상황을 이겨내고 나아가기 위해서 타인의 공감과 위로에 의지 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과 그걸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그렇기에 타인의 위로나 기댈 곳을 찾기보다는 스스로를 일으켜 세워 스스로를 토닥이고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탄탄한 앞길을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인간에게는 그보다 한 차원의 성숙한 권리가 있다. 삶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조금씩 더 ‘강해질 권리‘다. 휘청대고 좌절할지언정 내 몫의 고통만은 불평 없이 견뎌낼 권리이며,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다해 앞으로 나아갈 권리다.” 강해질 권리_김민후



2021년 베스트 책으로 선정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 한 '강해질 권리'에서 현직 정신과 의사 선생님인 김민후 작가님은 이것은 나에게 주어진 '권리'라고 말한다. (이 책은 심리상담소의 상담보다도 더 가치 있게 나를 움직였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자신에 대한 책임감과 단련된 신체가 받침을 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카카오톡 단톡방에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있다. 이건 내면에서 일어나는 불일치 이기도 하다. 머릿속으로는 누군가의 위로 없이 강해지는 법을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만 겪는 게 아니라는 공감을 듣고 싶은 마음의 내적 갈등과도 같은 결과이다. 어쩌면 그 모임에 속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은 욕구일 수도 있다. 한참을 떠들다 상대방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순간 나는 다시 이 책을 떠올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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